자금난 등으로 지난 2007년부터 8년간 지지부진하던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들어설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Universal Studios Korea, 아래 USK)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수공은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국제테마파크 사업자 공모를 실시, 21일 최종평가위원회를 열고 USK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USK 컨소시엄에는 중국 국영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와 중국 국영 최대 여행사인 홍콩중국여행유한공사를 비롯 대우건설, 천마콘크리트 등 국내외 기업과 수공, 경기도, 화성시, 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민·관 합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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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신외리 송산그린시티 동쪽 420만146㎡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감도. ⓒ 한국수자원공사
국제테마파크 사업예정지는 화성시 남양읍 신외리 송산그린시티 동쪽 420만146㎡(127만여평, 여의도 면적의 1.45배)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한류테마센터,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골프장 등이 어우러진 체류형 복합리조트로 개발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 5조원 이상 규모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첨단 기술과 영화, TV쇼를 기반으로 하는 테마파크다. 한류테마센터는 케이팝, 한류드라마 등을 주제로 한 엔터테인먼트장이다.
국제테마파크사업은 한류테마센터와 워터파크 등을 건립하는 1단계와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2단계로 나뉜다. 1·2단계 사업에는 각각 3조원, 2조원이 투입된다. USK 컨소시엄 자본금은 8500억 원으로 이중 1700억 원은 수공이 부지 현물출자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경기침체기에 5조 조달 가능할까? 정치적 복선 시각도 나와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5조 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1단계 사업에 투입되는 3조 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사업 순항을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된다. 수공은 컨소시엄 자본금 8500억 원에 이후 협상 과정에서 참여업체가 지분을 더 출자해 자본금을 1조2000억 원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추가로 마련해야하는 돈은 1조8000억 원으로 줄어든다.
수공은 나머지 1조8000억 원은 하나은행과 국책은행 등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 사업에 필요한 비용 중 최소 60%를 은행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후 불거진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로 은행들이 PF 대출을 줄이고 있어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단계 사업에 대한 비용은 아파트 등을 분양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변수는 2020년 중국 베이징에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개장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수공은 국제테마파크를 개장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현재보다 140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연간 4만8천명의 일자리 창출, 6조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이라며 벌써부터 팡파르를 울리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 이미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개장한 데다 중국에서도 개장할 경우 화성 테마파크와 일본 등 동아시아에만 최소 4개의 테마파크가 들어서게 된다. 해외 관광객 유치 경쟁이 불꽃을 튀기는 상황에서 해외 관광객이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관광객이 줄어들면 당연히 사업 파급 효과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수공은 선정된 컨소시엄과 실무협상을 추진해 2016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한 뒤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2020년 국제테마파크를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사실상 사업 중단 평가를 받았던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선정된 이후 물밑에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4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재추진의 동력을 얻었다.
이를 두고 지역 일각에서는 사업의 실질적인 재추진 여부를 떠나 정부가 13조4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빚더미에 올라 있는 수공을 앞장세워 무리한 추진을 하고 있는 배경을 내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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