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상회 1호점 입구 앞에서 가게 안을 구경하는 행인들.
조혜지
"저기 물건 싸고 좋았는데.""이제 뭐 물건 다 빼와야지 뭐. 싸울 땐 싸워야 돼.""북한이든 남한이든 국민만 피해 보는 거야." 오후 1시, 서울의 대표 관광지인 인사동 거리 맞은편에 있는 개성공단상회 앞 길. 외국인 관광객부터 데이트를 나온 연인과 부부,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상회 앞을 무수히 지나갔다. 상회 안 프로젝터 빔 스크린엔 홍영표 통일부 장관이 개업을 축하하며 '개성공단 상회 화이팅'이라 쓴 글귀가 비쳤다.
행인들은 상회 간판의 '개성공단' 글씨를 보고 발걸음을 멈추고 가게 안을 들여다 보며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한 각기 생각들을 짤막하게 나누기도 했다. 상회를 찾은 손님들의 의견은 조금씩 엇갈렸다.
개성공단상회에서 속옷을 구매했다는 50대 중년 부부는 "속상한 마음에 찾아왔다"면서 "소비를 빨리 해줘야 해결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뭐, 팔아주는 거 밖에 더 있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로 피해를 본 기업들은 안타깝지만, 필요한 조치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포에서 "뉴스를 보고 물어 물어 왔다"는 한 60대 남성은 "입주한 회사들이 안타깝긴 하지만, 정부로 봐선 잘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는 북한과 대화로 풀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대결을 해야 한다면 해야 한다"면서도 "기업들은 참 안 됐다"라고 거듭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가게를 찾은 70대 남성은 "뉴스에서 물건도 다 가져 오지 못하고 철수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개성공단이 있으면 좋긴 한데... 지금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곁에 선 동갑내기 아내도 "본때를 보여줘야한다. 개인적으로 (개성공단을) 잘 뺐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