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희비 교차, 인천공항 웃고 인천도시공사 울고

미단시티 투자유치 실패로 '인천도시공사 재무구조 비상'... 책임론 부각 전망

등록 2016.03.02 15:45수정 2016.03.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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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리조트 추가 사업지에 '인천공항 제2국제업무지구'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6일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계획 공모(RFP)'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업무지구(IBC-Ⅱ)가 유일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지역으로 선정돼, 희비가 교차했다.

인천공항 IBC-Ⅱ에 카지노리조트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사업자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Inspire Integrated Resort)'다. 인스파이어는 미국에서 복합리조트를 운영 중인 모히건(MTGA, Mohegan Tribal Gaming Authority)과 국내 업체 케이씨씨(KCC)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KCC의 지분은 24.54%(203만 7540주, 2037억 5400만 원)다.

이번 공모에 영종도 미단시티에 카지노리조트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임페리얼이 2차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면서 미단시티개발(주)과 인천도시공사도 카지노리조트 유치에 기대를 걸었지만, 정부는 사업자로 1개 업체만 선정했다.

정부가 인스파이어를 사업자로 선정해, 영종도에는 카지노복합리조트가 세 군데 들어설 전망이다. 우선 파라다이스가 인천국제공항 제1국제업무지구에 1단계 카지노리조트를 2017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그다음에는 리포앤시저스(LOCZ)가 미단시티에 1단계 카지노리조트를 2018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이어 인스파이어가 2020년에 인천공항 IBC-Ⅱ에 1단계 카지노리조트를 개장할 계획이다.

인스파이어는 IBC-Ⅱ(327만㎡) 카지노리조트 조성에 약 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우선 1단계로 2020년까지 부지 105만 7851㎡에 약 1조 8000억 원을 투자해 외국인전용 카지노(1만 4950㎡)와 호텔(1350실), 국제회의시설(4000명 수용), 쇼핑시설, 공연장, 테마파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월 중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 이르면 상반기 중 토지 임대차를 포함한 사업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공항공사는 또, 카지노리조트 활성화를 위해 자가용항공기 전용시설(FBO, Fixed Based Operator)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2020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공항공사는 이번 카지노복합리조트 유치로 토지 임대에 따른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고, 항공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공항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항공운송산업과 배후단지 물류산업, 제조업에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이 더해져 항공 수요 진작과 관광 수입 증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인스파이어를 카지노리조트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 매해 회계감사 ▲ 책임감리 후 이행실적 보고 ▲ 한류 알리기 콘텐츠 개발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번 선정은 예비 허가로서 인스파이어가 4년 이내에 카지노복합리조트를 조성하지 않거나, 조성 중에 관련 법령과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한다.

미단시티 카지노 유치 실패로 인천도시공사 비상

인천공항은 항공운송산업에 복합리조트 사업이 더해지면서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맞춰 포화상태에 있는 물류단지(3단계)를 확장하고 나아가 항공정비산업과 해양레저산업을 갖추면 공항복합도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

반면,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 카지노복합리조트 유치에 실패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미단시티 유치 실패에도 불구하고 "시는 국내 복합리조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복합리조트의 집적화·대형화·복합화 전략으로 세계적 수준의 시설과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영종도를 서비스산업의 허브와 관광 메카로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카지노리조트 1개 당 직접고용창출 1만명 이상이 기대되고, 2020년에 카지노리조트 3개의 운영이 본격화되면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과 관광수입 약 8조 원이 기대된다고 했다. 아울러 20년간 운영 시 88만 명의 직·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행정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는 이렇듯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신규 투자 유치에 노력하고, 리포앤시저스의 카지노리조트와 집적화를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미단시티 내 카지노리조트 추가 유치가 불발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 재정위기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인천도시공사다. 도시공사는 미단시티 개발을 맡은 특수목적법인 미단시티개발(주)의 지분 30%를 갖고 있는데, 이 미단시티개발(주)의 채무에 대한 도시공사의 지급보증액은 약 4700억 원이다.

미단시티개발(주)은 미단시티에 카지노리조트를 추가로 유치해 카지노리조트 집적화로 미단시티 개발을 꾀했다. 카지노리조트가 추가되면 중심상업지구와 주변 지역 개발이 용이해진다. 이에 따라 토지 분양이 활성화돼 투자금액을 회수하고 채무를 상환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도시공사 부채는 시 전체부채 13조 원의 약 57%를 차지하는데, 미단시티 개발사업 부진은 또 도시공사의 재무구조와 바로 연결된다. 미단시티 개발사업 부진이, 도시공사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경우, 이는 곧 시 재정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2015년 3분기 기준 도시공사의 부채는 7조 3512억 원, 자본금은 2조 9376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50%이다. 도시공사는 올해 12월까지 부채 원금만 2조 4516억 원을 갚아야한다.

도시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과 토지 분양, 투자 유치 등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검단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사업이 부진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이런 가운데 4700억 원 지급보증을 선 미단시티개발(주)의 사업마저 위기에 처하면서 도시공사의 재무구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지급보증 기한은 2017년 9월까지다. 지방공기업법 개정으로 더 이상 지급보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미단시티개발(주)이 내년 9월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도시공사가 대신 갚아야 한다.

카지노리조트 유치 실패 책임론 불거질 듯

영종도 미단시티 개발 사업은 전체 부지 270만㎡(약 81만 6000평) 중 183만㎡(약 55만 3570평)를 미단시티개발(주)가 개발했다. 나머지를 인천도시공사가 개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도시공사는 미단시티개발(주)가 카지노리조트를 유치하면 이것이 주변에 있는 도시공사의 부지 개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카지노리조트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미단시티개발(주) 부지 중 공공용지를 제외한 개발면적은 약 109만 7320㎡(약 33만 2000평)으로, 이중 토지 분양이 완료됐거나 계약이 체결된 곳은 30% 남짓이다. 미단시티개발(주)은 카지노리조트가 추가로 들어서면 매각 비율이 약 36%에 달하고, 주변 개발부지 추가 매각을 기대했다.

하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해 비상이 걸렸다. 미단시티개발(주)의 부채는 약 4750억 원으로 이중 금융채무가 약 1350억 원이고, 도시공사에 줘야 할 땅값이 약 3400억 원이다. 이 모든 채무에 도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섰다.

금융채무의 경우, 미단시티개발(주)이 못 갚을 경우 도시공사가 대신 갚아야 한다. 땅값의 경우, 땅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것은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지노리조트 추가 유치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도시공사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다. 미단시티개발(주)는 '정부 심사에서 2위를 한만큼 투자유치 가능성이 있다'고 애써 위안하고 있지만, 책임론 부각에 감사까지 진행되면서 회사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도시공사는 지급보증 기한인 내년 9월까지 카지노리조트를 대신할 투자 유치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카지노복합리조트 #인천시 #인천도시공사 #인천국제공항 #미단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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