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울산 6개 지역구 싹쓸이 쉽지 않을 듯

[분석] 울산 6개 지역구 판세, 1~2개 지역 야권 승리 가능성도

등록 2016.03.08 15:20수정 2016.03.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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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9대 4·11 총선에서 울산지역 야권은 충격에 빠졌다. 6개 지역구 중 노동자의 도시 북구에서 야권이 차지하고 있던 1석마저 새누리당이 가져가며 6개 지역구를 싹쓸이 한 것.

현대중공업(동구)과 현대자동차(북구)에 근무하는 수만여 명의 노동자와, 산하 협력업체의 수십 만 노동자들이 밀집된 울산이지만 당시 '노동권 보호'를 외친 야당 후보들이 전패하자 노동계도 충격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부는 노동계에서 '설마'했던 노동개혁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고, 노동자들은 총파업과 연대집회 등으로 맞서고 있다. 그 사이 주력산업의 불황과 겹쳐 울산의 많은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됐고, 정규직의 자리에 비정규직이 더 채워졌다.

다시 4년 뒤인 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일이 3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도 "새누리당이 싹슬이 하는 것 아닌가"하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 싹슬이가 쉽지 않은 이유

a  2012년 총선에 이어 울산 6개 지역구 싹쓸이를 노리던 새누리당이 돌발 변수들로 인해 싹쓸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 중구 최고 밀집지역인 병영의 도로에 한 예비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2012년 총선에 이어 울산 6개 지역구 싹쓸이를 노리던 새누리당이 돌발 변수들로 인해 싹쓸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 중구 최고 밀집지역인 병영의 도로에 한 예비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박석철


두 진보후보의 극적인 단일화 합의

울산지역 분위기 급반전의 중심지는 현대자동차가 있는 북구다. 정부의 노동개혁 강행으로 노동자들의 감정이 격앙돼 있는 상태에서 야권의 최대 난제였던 진보후보단일화가 합의되는가 하면, 오히려 새누리당내에서는 공천권을 둘러싼 내분이 일어나고 있는 것. 여기다 현역의원은 갑질논란으로, 유력 예비후보는 선거법 위반 고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동안 '연대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는 공식을 확인시켜 온 북구에서 지난 6일 저녁 두 진보후보가 극적인 단일화 합의를 이뤄냈다. 현대차 조합원인 윤종오 전 북구청장이 민주노총 총투표를, 조승수 전 의원이 주민 여론조사를 선호하면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던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수도권 등 타도시와 달리 진보정치일번지의 특성에 맞게 울산 야권 승리의 캐스팅보트를 쥔쪽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비근한 예로, 2014년 북구청장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윤종오 후보(43.06%)와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김재근 후보(11.99%)가 각자 공생하면서 44.94%를 얻은 새누리당 박천동 후보에게 구청장을 내준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이상헌 시당위원장이 비례대표 출마로 방향을 틀고, 두 진보후보가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새누리당과 진보진영 간 진검승부가 점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변화가 감지되는 또 한 곳은 울주군이다. 그동안 보수텃밭으로만 알려진 이곳에서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야권에서는 울주군 상북면이 고향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정찬모 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을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다.

한편, 새누리당에서 5명의 후보가 출마하면서 급기야 공천권을 둘러싼 내분이 일어 당내 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이럴 경우 여2 대 야1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누리당이 이르면 8일 오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2차 공천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권연대 강조하는 더민주, 하지만 울산에서는?

새누리당은 울산 중구, 북구, 남구 갑, 울주군에서 공천 내분을 보이는 것과 달리 남구 을에서는 박맹우 예비후보가, 동구에서는 안효대 예비후보가 단수 출마하면서 공천 무풍지대 안정권에 들었다. 이에 반해 이 지역 야권의 속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남구 을에는 지난 2014년 7월 재보궐선거에서 박맹우 후보에게 석패한 무소속 송철호 후보와 더민주 임동욱 예비후보가 각각 전의를 다지면서 야권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양측은 현재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은 동구도 마찬가지다. 노동당 이갑용 예비후보와 무소속(민주와노동) 김종훈 예비후보가 오는 11일~12일 현대중공업 조합원 모바일투표로 진보진영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지만, 더민주의 손삼호·이수영 예비후보가 당내 단일부호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두 후보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 야권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본선에서는 자칫 두 명의 야권후보와 한 명의 새누리당 후보간 선거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야권단일후보를 염원하는 동구지역 노동자와 야권 지지자들이 애를 태우는 이유다.

2014년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야권후보 난립으로 새누리당 권명호 후보가 44.94% 득표율로 승리한 바 있다. 특이한 것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노동자도시 북구와 동구의 새누리당 후보가 나란히 44.94% 득표율로 당선된 반면, 야권후보들의 표를 합산하면 각각 55%를 넘었다.

중구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공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결국 단수후보로 결정나게 될 전망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노동당 이향희 예비후보와 더민주 이철수 예비후보가 야권연대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다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남구 갑의 경우 이채익·박기준 예비후보가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조만간 공천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유일하게 야권후보로 출마한 더민주 심규명 예비후보가 최근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고, 현재까지 다른 야권 후보가 아직 나서지 않으면서 새누리당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물론 야권단일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지나온 선거 사례를 볼 때 현재 분위기로는 울산 6개 지역구 중 최소 1~2곳은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섣부른 전망을 해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6개 지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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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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