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품은 도서관, '담장' 넘어 '광장'으로

[현장] 광명시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 개관

등록 2016.03.10 17:03수정 2016.03.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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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평생학습도서관 개관 평생학습주제전문도서관이 현판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17년 광명시 평생학습도시의 역사를 볼 수 있다.

평생학습도서관 개관 평생학습주제전문도서관이 현판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17년 광명시 평생학습도시의 역사를 볼 수 있다. ⓒ 광명시


광명시 평생학습도시 운동에는 마침표가 없다. 잠시 힘들면 한 땀 쉬었다 가고, 한 획이 그어지면 그 의미를 새기는 쉼표만 있을 뿐이다. 그 사이 무수한 변화들이 홀연히 찾아왔고, 또 그 변화의 씨앗들은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날아가 또 다른 변화의 씨앗이 되어가고 있다. 광명시평생학습도시는 지난 17년 그렇게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이어, 또 다시 한 획을 긋는 '변화의 몸짓'으로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을 개관했다. 이를 두고 아주대 최운실 교수는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아래 평생학습도서관)이 "담장을 넘어 모든 이들에게, 모든 지역과 세계에 열려져 있는 광장이 되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평생학습은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므로, 평생학습 도서관을 통해 함께 진화해가는 '공(共)진화'의 역사를 써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a 평생학습 활동가들 광명시는 99년3월 평생학습도시를 전국 최초로 선언하고 광명시평생학습도시선언문을 발표했다. 평생학습 시민활동가들이 선언문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평생학습 활동가들 광명시는 99년3월 평생학습도시를 전국 최초로 선언하고 광명시평생학습도시선언문을 발표했다. 평생학습 시민활동가들이 선언문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강찬호


평생학습도서관 개관식은 3월 9일 오후3시에 광명시평생학습원 2층에 자리 잡은 도서관에서 진행됐다. 평생학습도서관은 평생학습 '도서관(Library)' 기능, 평생학습 역사를 기록한 '아카이브(Archives)' 기능, 평생학습 사료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Museum)' 기능을 함께 구현하고 있다. 이를 '평생학습 라키비움(LACHIVIUM)'이라는 신조어로 표현했다.

3월 9일은 광명시가 17년 전, 즉 1999년 3월9일 전국에서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한 날이다. 이날은 광명시뿐만 아니라, 전국 평생학습계에 매우 의미있는 날로 여겨지는 날이다. 따라서 2016년 3월 9일 평생학습도서관 개관일은 지난 17년간 진행돼 온 광명시 평생학습 역사의 큰 획을 마주하고, 다시 새롭게 평생학습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는 당찬 쉼표이자, 포부의 선언이기도 하다.

a  평생학습 관계자들이 평생학습도서관을 함께 축하했다.

평생학습 관계자들이 평생학습도서관을 함께 축하했다. ⓒ 광명시


그래서였을까. 행사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울림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민선 2기, 3기 광명시장을 지낸 백재현 국회의원이 바쁜 선거운동을 뒤로 하고 개관식 현장을 찾았다. 양기대 광명시장과 나상성 시의회 의장이 참석했고, 김신일 전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겸 부총리는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김미란 현 광명시평생학습원장을 포함, 전 신민선 원장(현 한국평생교육사협회장), 전 이부순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평생학습도시 도입 당시 주무부서 팀장을 맡았던 신태송 복지돌봄국장과 현 신영숙 평생교육사업소장, 광명시평생학습동아리연합회 전, 현 회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이 실현되는 데 참여했던 윤철 광명시인재육성재단 본부장도 참석했다. 그 외 지역에서 평생학습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평생학습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백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민선시장으로 당선될 당시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포함된 '100대 공약'을 제안했고, 당선 되자마자 평생학습 정책을 추진했다. 시장으로 재임한 8년 기간 중 평생학습도시를 추진한 것이 가장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또 "지금도 당시에 작성한 평생학습도시선언문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평생학습 도서관 개관이 평생학습을 체계화하고 발전시켜갔으면 좋겠다. 광명시와 대한민국 전체가 평생학습장화 되어갔으면 좋겠다. 학습을 통해 행복해지고, 품격이 높아지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a  평생학습주제전문도서관은 도서관, 아카이브, 박물관 기능을 수행한다. 광명시 평생학습은 누구나 배움터를 열고 누구나 학습자가 될 수 있는 '느슨한 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더 낮은 배움을 향해 문해교육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현판이 전시돼 있다.

평생학습주제전문도서관은 도서관, 아카이브, 박물관 기능을 수행한다. 광명시 평생학습은 누구나 배움터를 열고 누구나 학습자가 될 수 있는 '느슨한 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더 낮은 배움을 향해 문해교육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현판이 전시돼 있다. ⓒ 강찬호


a  양기대 광명시장, 최운실 아주대 교수, 나상상 광명시의회 의장(오른쪽부터)이 도서관을 라운딩하고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 최운실 아주대 교수, 나상상 광명시의회 의장(오른쪽부터)이 도서관을 라운딩하고 있다. ⓒ 강찬호


서울방송(SBS)과 광명동굴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전시회 협약체결로 개관식에 조금 늦게 참석한 양기대 시장은 축사를 통해 "광명시가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에서 최고의 평생학습도시를 지향해가고 있다. 평생학습도서관이 광명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평생학습 역사까지 포괄해가는 도서관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양 시장은 또 "새로운 평생학습도시의 역사를 차분하게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이 길에 참석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해 줄 때에 가능하다"며 "시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나상성 광명시의회 의장도 "광명시가 평생학습도시를 시작할 당시 대단한 열풍과 돌풍이 일었던 기억이 있다. 현재는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평생학습도시를 추진하고 있어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지만, 광명시가 도서관 개관을 통해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는 것을 축하하고, 시의회도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협력하겠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최운실 교수의 미니특강으로 시작됐다. 미니특강의 제목은 '광명 평생학습 라키비움 세상 속 틀을 깨는 반란을 일으키다'였다. 최 교수는 "광명시가 가장 먼저 평생학습도시를 시작하고 평생학습도시 5개년 발전계획을 세워가는 것을 보고 놀랐는데, 오늘 다시 반란을 통해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을 만드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라며 또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권의 책'이라는 지식채널 영상을 소개하며 꿈을 잃지 않도록 하는 학습의 가치를 함께 공유했으며, 평생학습 도서관 개관이 광명시 평생학습 17년 역사를 이어가며 새롭게 '움틈'의 도약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평생학습을 통한 교육운동이 품격 있는 삶을 위해 진실로 필요하다. 평생학습 도서관이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로 됐으면 좋겠다.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로서 지도 없는 길을 걸어가는 광명시 평생학습은 다르게 걸어가야 한다. 학습을 통해 스스로 걸어가는 평생학습 도서관이 되어 달라. '담장'을 넘어 '광장'이 되어 달라"는 부탁으로 짧은 특강을 마무리했다.

a  김미란 광명시평생학습원장이 기존 어린이도서관의 기능을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으로 전환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미란 광명시평생학습원장이 기존 어린이도서관의 기능을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으로 전환한 배경을 설명했다. ⓒ 강찬호


김미란 원장은 참석자 모두를 한 명 한 명 소개함으로써 그동안 광명시 평생학습도시를 만들어 온 사람들의 수고를 '기억'했다. 경과보고를 통해 "2015년 시립 철산도서관 개관으로 평생학습원 내 어린이도서관인 청개구리도서관의 기능이 쇠퇴해졌고, 그 대안으로서 평생학습 도서관을 고민하게 됐다. 평생학습 도서관 개관을 준비하면서 평생학습도시 역사를 기록하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됐고,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이치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현재의 평생학습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쌓여진 결과이면서 동시에 계승과 혁신을 통한 배움의 장을 만들어 가겠다. 그동안 역사를 통해 성공과 실패, 변방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자료, 현장의 이야기들을 써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평생학습 도서관 개관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작은 나무판에 기록해 도서관 기둥에 부착했다. 그 기둥에는 평생학습 도서관에 자료를 기증한 기증자의 이름도 함께 부착돼 있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참여형 전시'였다. 끝으로 현판 제막식을 통해 평생학습 주제전문도서관의 '개관'을 공식화했다. 제막식 후 참석자들은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a 나무 메시지 윤철 인재육성본부장과 이부순 전 원장이 나무판에 축하 메시지를 적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처럼 메시지를 작성해, 도서관 기둥에 부착했다.

나무 메시지 윤철 인재육성본부장과 이부순 전 원장이 나무판에 축하 메시지를 적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처럼 메시지를 작성해, 도서관 기둥에 부착했다. ⓒ 강찬호


a  행사 참석자들이 작성한 평생학습 도서관 축하 메시지.

행사 참석자들이 작성한 평생학습 도서관 축하 메시지. ⓒ 강찬호


이제 도서관은 시민을 향해 문을 열었다. 그곳에 가면 광명시 평생학습의 전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평생학습 도서관은 이제 광명시 평생학습도시 역사와 함께 나란히 길을 걷게 됐다. 평생학습도시 운동에 마침표가 없듯, 이곳 도서관도 쉼표만 있을 뿐이다. 문을 열고 시민들을 만나게 되면, 시민들에 의한 더 큰 상상력이 보태질 것이다. 더 큰 평생학습의 역사가 담기기 시작할 것이다. 누군가 발을 내디디면 모두의 역사가 시작된다.
덧붙이는 글 광명시민신문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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