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유승민 또 때린 이한구 "희생양 자처 마라"

공관위 마지막 소회문서 "당 정체성 위반 분명, 자기 정치 위해 떠난 것" 주장

등록 2016.03.24 12:39수정 2016.03.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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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영상] 유승민 "정치 보복", 이한구 "당에 침 뱉어" 유승민 의원 새누리당 탈당에 대해 24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오늘의 레알영상입니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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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의원의 탈당 관련 입장발표와 공천위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어제는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며 정의와 원칙을 주장했다.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한 것이다.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런 가치들을 함부로 가져다 인용해선 안 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마지막 공관위 회의 결과 발표 때 한 말이다.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누가 들어도 전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것이 명확했다(관련 기사 : "당의 모습 민주주의 아니다...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

총선 후보 등록 시작일(24일) 직전까지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며 유 의원을 압박했던 것도 모자라, 공관위 활동을 마치면서까지 '유승민 때리기'로 끝낸 셈이다. 게다가 공관위는 이날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진박(眞朴)'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단수추천했다. 유 의원이 떠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진박 내려꽂기'를 한 셈이다.

결국, 유 의원의 입장에선 '적반하장(賊反荷杖)'격인 기자회견이었다.

"꽃길 걸어온 유승민, 우리 당에 침 뱉고 떠난 것"

이 위원장이 이날 수기로 작성한 '마지막 소회문' 대부분은 유승민 의원을 향한 비난으로 채워졌다.

먼저, 이 위원장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헌법적 가치나 정치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 같은 중요한 가치들이 개인의 유불리한 이익에 따라 크게 전도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 사퇴와 23일 탈당 선언 등에서 헌법을 인용하며 당을 비판한 점을 빗댄 것이다.


또 유 의원이 현재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념과 가치 중심으로 뭉쳐야 할 책임정당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하기가 인생 목표인 양 생각하거나 내부에서 서로 총질하는 모습을 보이며 강자를 비판하고 자기를 부각하는 방법으로 본인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행세하는 것도 시급히 청산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어떤 집권여당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 앞에 약속한 정치를 책임지고 구현해야 한다"라면서 "책임을 회피하면서 야당과 손쉬운 타협을 선택한 지도자가 있다, 그 분 스스로가 국민이 부여한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을 던져 버렸다"라고 주장했다.

즉, 지위에 걸맞지 않는 잘못된 처신을 한 유 의원이 낙천하는 것은 당연했다는 주장이다. 공관위가 그동안 계속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뒤로 미뤄왔지만 사실상 자신의 결론은 '공천배제'였음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당 정체성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유 의원의) 주장도 이해되지 않는다"라면서 "4년 내내 국정을 발목 잡고 국가 위기 해결을 방해하던 야당에게 박수갈채를 받고 집권여당 의원들은 침묵시키는 그런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당 정체성 위반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법(국회법 시행령 개정안)을 정부가 그토록 만류함에도 어거지로 통과시켜 기어코 대통령의 거부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도 당 정체성 위반이고 (2014년 국정감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중 있었던 행정사고를) "'청와대 얼라'들이 하냐" 이런 식의 발언들도 (당 정체성 위반이 아니라고)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었다"란 격한 표현까지 나왔다. 이 위원장은 " (유 의원은) 우리 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 걸어왔다"면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결정은) 중대한 선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나, 그토록 혜택을 받았던 당을 버린 것은 지금의 위치를 만들어주고 도와준 선배, 동료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던져준 행위이고 우리 당을 아껴 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정치 선배들이 나라 생각하는 태도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한편, 이 위원장은 공천심사 기간 동안 김무성 당대표와 종종 충돌했던 것에 대해 "당 지도부를 탓할 생각이 없다"라면서 "지금까지 공천 과정의 허물은 공관위가 지고 떠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 선배들이 좀더 포괄적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끝까지 미뤘던 이유에 대한 설명은 끝까지 없었다. 이 위원장은 "이미 유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를 결정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왜 지금까지 발표를 미뤘나"는 질문에 입을 꾹 다문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단수추천한) 이번 결정이 확정된 것이냐"는 질문엔 "시간이 없다, 방법이 없다"라면서 더 이상 재론치 않을 것임을 밝혔다.

#유승민 #이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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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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