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던트> 겉표지
비채
범죄소설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살인도구들을 접할 수 있다. 총이나 칼은 물론이고 도끼나 톱, 활도 있다. 특정한 살인도구에 집착하는 연쇄살인범들도 있다. 그런 도구들은 대부분 살인범들의 과거 기억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그런 도구들은 다소 원시적인(?) 성격을 가진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을 손쉽게 죽일 수 있는 각종 무기들이 만들어지지만, 이상하게도 연쇄살인범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
<트라이던트>의 살인범도 그렇다. 34년 동안 8차례의 살인행각을 벌인 그는 특이하게도 삼지창(트라이던트)을 사용한다.
삼지창을 사용하기에 시신의 몸에는 세 군데의 상처가 남는다. 이렇게 독특한 무기를 사용하면 꼬리를 밟힐 가능성도 그만큼 많을 텐데도 그는 계속해서 삼지창만을 고집한다.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작품의 무대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해서 캐나다로 이어진다. 수십 년 간 이어져온 살인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살인범의 정체와 연쇄살인의 동기도 궁금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왜 하필이면 삼지창을 사용할까' 이 부분에 더 호기심이 생긴다.
<트라이던트>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 양영란 옮김. 비채 펴냄. 14,000원. 마크 엘스베르크, <블랙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