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려 100일 동안 걷는 스님들

[동행 취재-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금강의 아픔을 알리기 위해 왔다"

등록 2016.04.19 16:11수정 2016.05.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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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하굿둑을 출발하여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판포마을까지 14km 정도를 걸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개발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생명이 죽고 그 터전이 사라졌다. 보름 정도 영산강을 걷으면서 강의 아픔을 현실로 느꼈다. 하루빨리 강의 수문이 열리고 생명이 되살아나기를 기원한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와 사회 문화적 피해를 조사를 위해 불교환경연대 소속 스님들이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에 들었다. 이번 수행의 슬로건은 '4대강을 다시 생명이 흐르는 자연의 강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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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100일 걷기에 나선 스님들과 참석자들이 군산 하굿둑에 도착했다. ⓒ 김종술


지난 3일 영산강 하굿둑을 출발 4대강 100일 걷기에 나선 불교환경연대 스님들이 19일 185.1km를 걸어서 금강에 도착했다. 전북 쪽 금강호 휴게소에 도착한 스님들을 전북·충남시민단체가 맞이했다.

"영산강을 걸으면서 4대강의 아픈 현실을 똑똑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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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부단장을 맞은 중현 스님이 영산강을 걷었던 소감과 강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 김종술


순례단 부단장인 중현 스님은 "10여 명의 스님들이 앞장을 서서 걷는다. 그 뒤를 지역사찰 스님들과 신도들,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오늘부터 5월 1일까지 금강길을 걸으면서 지역주민도 만나서 금강의 현실을 외부에 알리는 주춧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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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법일 스님이 묵언 수행을 하면서 금강을 따라 걷는다. ⓒ 김종술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법일 스님은 "금강유역의 단체에서 마음을 열어줘서 고맙다. 전문가, 환경단체, 언론, 시민들의 반대에도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다. 영산강을 걸으면서 정부가 주장한 수질개선, 홍수예방 등이 허구였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영산강의 수질은 참혹할 정도로 나빠지고 있었다. 지금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생명이 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하루빨리 수문이라도 열어서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국사 종걸 스님은 "군산에 살면서 금강이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지 모르고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 것 같다. 앞으로 4대강 생명 살리기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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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사랑운동 김재승 대표가 스님들을 맞았다. 오늘부터 3일간 김 대표가 금강을 안내할 예정이다. ⓒ 김종술


하천사랑운동 김재승 대표는 "1980년 대청댐이 금강의 첫 흐름을 막았다. 10년 후 군산과 서천을 연결하는 하굿둑이 막히고, 진안댐, 4대강까지 10년 주기로 금강이 숨통이 막히고 있다. 자연이 준 물의 흐름을 막히면서 수질은 악화되고 기대어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도 어렵고 팍팍해지고 있다"며 "금강의 문제는 충남 전북의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으로 군산도 160억 원이 투자됐다. 투자금 대부분은 공원 조성과 데크 시설 등에 사용되었다. 그 효과는 미비하다. 가창오리 40만~50만 마리가 겨울철 금강을 찾아 군무를 펼치는 광경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많이 찾았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지고 공사 소음에 철새가 떠났다가 지금 다시 돌아오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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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하굿둑을 출발하여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판포마을까지 14km 정도를 걸고 있다. ⓒ 김종술


스님들과 시민단체 20명은 19일 오전 10시 군산 하굿둑을 출발, 자전거도로를 따라 걷으면서 김재승 대표로부터 구간별로 설명을 들었다. 정오 12시 금강 조류 관찰소에 도착, 공주보 도수로반대대책위 신은미 간사가 준비한 점심으로 허기를 달랬다.

이후에는 오후 4시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판포마을까지 14km 정도를 걷고, 군산 동국사로 이동해 지역주민 여론을 청취할 예정이다. 5월 1일까지 금강구간 수행길에 나선 스님들은 지역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를 초청 4대강 현황을 공유하고 묵언, 염불, 천도재, 좌선, 법회, 오체투지와 지역주민 간담회와 초청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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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하굿둑을 출발하여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판포마을까지 14km 정도를 걸고 있다. ⓒ 김종술


불교환경연대는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공식화한 지난 2009년부터 4대강 사업으로 미칠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폐해를 예측하고 이를 반대해왔다. 수경 스님, 지율 스님을 중심으로 한 헌신적인 활동과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이라는 보살행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토건세력의 무지와 탐욕을 막지 못했다.
#4대강 걷기 #불교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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