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공식 외교정책 발표... 주한미군 철수 시사?

외교안보정책 '미국 우선주의' 공개... "돈 안내는 동맹 지켜줄 수 없다"

등록 2016.04.28 08:16수정 2016.04.28 08:16
1
원고료로 응원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 연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하며 방위비 분담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한 외교정책 연설에서 자신의 외교·안보 정책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고 이름 붙이며 대선주자로서 공식적인 정책 공약을 밝혔다.

"동맹국들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해야"

트럼프는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을 보호하느라 군사력을 강화하고 수조 달러의 방위비를 지출했다"라며 "우리가 지켜주는 나라들은 반드시 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스스로 방어할 준비를 해야 하고, 우리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며 "동맹들은 미국을 약하고 너그러운 나라로 여기며 우리와 맺은 협약을 저버리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동맹국들과의 정상회담을 개최해 방위비 분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집권하면 곧바로 오바마 정부와 동맹국들의 방위비 협상을 뒤집고, 지금보다 대폭 인상된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거나 '핵우산'을 거둬들이겠다는 의도다.

트럼프는 그동안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자주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 인상을 압박해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방위비를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고,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더구나 이날 발언은 트럼프가 처음으로 공식 외교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 "갈수록 공격적으로 도발하고, 핵 능력을 확장하는 데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라며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의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중국을 압박하기는커녕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기고, 무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라며 "중국이 사이버 공격과 산업 스파이를 통해 우리의 경제를 착취하고 기밀을 훔쳐가고 있는 데도 오바마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미국 국력 약화시켜"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의 우방들은 미워하고, 적들에게는 고개를 숙이는 대통령"이라며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완벽하고 총제적 재앙(complete and total disaster)"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이라크,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 미국의 중동 정책도 커다란 실수를 저질러 미국과 중동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이고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까지 싸잡아 지적했다.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트럼프는 대선후보 지명이 가까워지자 평소 선거운동과 달리 이날 즉흥적인 연설 대신 미리 준비한 원고로 연설하고, 최대한 정제된 언어와 몸짓을 사용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고립주의'(isolationism)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클린턴을 지원하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의 연설은 모순되고 단순하며, 자신이 현대 역사에서 가장 무모하고 위험한 대선주자라는 것을 스스로 강조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날 연설은 미국 주요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연설장 밖에서는 시위대가 모여 '트럼프는 나치', '인종주의자', '파시스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 반대 집회를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미국 우선주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이 정도면 마약, 한국은 잠잠

AD

AD

AD

인기기사

  1. 1 고장난 우산 버리는 방법 아시나요?
  2. 2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현상들... 서울도 예외 아니다
  3. 3 삼성 유튜브에 올라온 화제의 영상... 한국은 큰일 났다
  4. 4 세계 정상 모인 평화회의, 그 시각 윤 대통령은 귀국길
  5. 5 마을회관에 나타난 뱀, 그때 들어온 집배원이 한 의외의 대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