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자료사진)연합뉴스
"우리 무기들을 활용해 북한을 분명히 파괴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주의적 대가를 제외하더라도 북한이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한국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We could, obviously, destroy North Korea with our arsenals. But aside from the humanitarian costs of that, they are right next door to our vital ally, Republic of Korea)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6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직접 '파괴'(destroy)라는 강경한 용어를 통해 북한을 비판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해 3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 의미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북한을 고강도로 압박해서 버릇을 고쳐놔야 한다는 한국 정부에 대한 역설적 경고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자꾸 북한에 대해 강하게 해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한국에 더 피해가 큰데 그렇게 해도 되겠냐는 얘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용어는 강하게 쓰지만 행간에는 메시지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며 "오바마 대통령 발언의 근원을 따라 올라가면, 1994년 1차 북핵위기 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하면서 진행한 전쟁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꾸 북한에 대해 강하게 해달라는 한국 정부에 대한 역설적 경고"22년 전의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쟁발발 1주일 이내에 남북한 군인과 미군을 포함해 군 병력만 최소한 100만 명이 사망하고, 남측 민간인 피해가 극심해 약 5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1000억 달러의 손실과 3000억 달러의 피해 복구비용이 필요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핵 6자회담 문제와 관련해 불길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4월 30일 오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날 최종 종료된 한미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사상 최악의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며 "9·19 공동성명이 최종적으로 사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에서는 "우리의 자주이고 존엄이며 생명인 핵을 두고 그 누구도 더는 딴꿈을 꾸지 말아야 한다"며 "실현불가능한 반공화국 침략 야망에 환장해 이성을 잃고 광분해온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전쟁열에 들뜬 머리를 식히고 새로운 선택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핵 생명론'과 '6자회담 사멸'주장을 연결해 보면, 앞으로 6자회담 말고 핵 가진 나라들만 만나자 즉, 이전에 희미하게 얘기했던 핵군축회담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오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되면 우리와 일본은 빠지게 되는데,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해서 6자회담을 열자고 선도해 나가야, 북이 동북아 핵국가끼리만 핵군축회담 하자는 주장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 시간을 너무 낭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판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이런 상황이 될 경우 한국의 자격문제로 또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 5월 7일 7차 당대회와 5차 핵실험 문제 등에 대해 짚어 본 <한통속> 108회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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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바로 옆" 오바마는 왜 강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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