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요금이라고 해도 싼 정주 시내 택시요금

[디카시로 여는 세상 - 시즌2 중국 정주편 17 ] <금빛 미소>

등록 2016.05.23 10:52수정 2016.05.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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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 ⓒ 이상옥


동서도 없다
남북도 없다
-이상옥의 디카시 <금빛 미소>



중국 고대문화 발상지인 하남성 성도 정주는 3500년 역사를 지닌 도시라 신석기 시대 유적도 많은 곳이다. 그 중 신석기 시대의 분묘, 주거지, 도기, 석기 등이 다수 출토된 대하촌 유적도 정주 시내에 있어 지난 주말 그곳을 답사하려고 버스를 탔다.

가능하면 택시보다 버스로 가려고 하는 것은 경비 절약도 있지만, 그보다 중국 소시민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며,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있다.

정주경공업대학교에서 버스를 두 번 타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해서, 먼저 버스를 타고 두 번째 타야 하는 곳에서 내렸다. 헌데 대하촌 유적지 가는 버스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주변에 물어 봤지만 알지 못해 결국 택시를 탔다.

문제는 택시기사가 대하촌 유적지 표지가 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설마 하며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으나, 계속 다른 방향으로 간다.

인터넷 지도를 보여주며, 잘못 가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도 외국인에게 택시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아직도 간간히 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최근 중국 정주 시내에서 택시 탈 때는 그런 모습을 못 받는데, 이번 경우는 택시기사가 정말 길을 몰라 그랬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아무래도 좀 이상했다. 내가 중국어를 제대로 못하고 좀 어수룩하게 보여서 그런 것일까.

내가 만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친절하고 정직하고 모두 외국인에게 호의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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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촌 유적지를 가는 길목을 통제하고 있어, 표지판만 보고 되돌아 왔다. ⓒ 이상옥


우여곡절 끝에 대하촌 유적지 입구에 내리기는 했는데, 정작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남성박물관처럼 공사 중인지 경찰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곧바로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택시를 탔다. 올 때는 버스로 30분 정도 가서 택시를 탔기에 갈 때는 택시요금 꽤 나오겠구나 생각했다. 택시를 대절하여 정주시내 관광한다는 기분으로 마음을 돌렸다.

택시 안에서 시내풍경을 보며 셔터를 연신 눌렀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고 보니 갈 때 택시요금의 절반도 안 됐다.

정말 사람 사는 곳 같은 정주경공업대학교 인근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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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결같이 수수한 모습으로 행인들의 안전을 보살피는 여성 교통 안내원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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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마트, 빨간 글씨가 정겹다.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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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인데, 저녁 무렵에는 사람들이 과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 선 모습이 장관이다. ⓒ 이상옥


정주경공업대학교 앞에 내려 숙소로 천천히 걸어가는데, 서양에서 온 외국 교환대학생들의 해맑은 미소와 열심히 살아가는 중국 사람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면서, 잠시 가졌던 택시기사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금방 날아가 버린다.

정말 택시기사가 바가지요금을 씌우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미터 요금으로 42위안 나와서 100위안 주니, 미안했던지 2위안은 공제하고 거스름돈으로 60위안을 주었다. 한국돈으로 하면 만원도 안 되는 금액을 바가지 요금 씌운 것이라고 생각한 건 좀 지나친 상상이었겠거니, 길을 착각했거나 몰라서 그랬을 터.
덧붙이는 글 올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디카시 #택시기사 #대하촌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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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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