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이 24일 오전 마포구 동교동 카페 꼼마에서 신작 '흰' 출간 기념 및 맨부커상 수상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권우성
수상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시차의 한계가 있어 직접 소통이 어려운 탓에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가와 출판사를 찾아간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한강은 맨부커상을 받았다. 그는 상을 받고난 이후의 7일을 "(상을 받아) 기쁘고 고맙다고 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헤아려보고자 많은 생각을 했던 일주일"이었다고 말했다.
예상을 하지 못했는데도 어떻게 담담할 수 있을까. 작가 한강은 그 이유를 <채식주의자>(2007)가 "10년 전에 썼던 소설"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렇게 많은 10년의 시간을 건너서 이렇게 먼 곳에서 이 소설에 상을 준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난 17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채식을 하려는 주인공 영혜와 그를 둘러싼 가족들 간의 갈등을 섬세한 필체로 그린 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이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우리가 견딜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그 질문은 소설 속에서 분명한 답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는 답을 내지 않고 계속 다음 소설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그 다음에 한강이 쓴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2010)는 '그렇다면 우리는 폭력적인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라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다음 소설 <희랍어 시간>(2011)은 다시 '정말 살아내야 한다면, 인간의 어떤 지점을 바라보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2년 전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는 폭력적인 상황에서 존엄을 지키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질문을 담았다고 한다.
24일 동교동 한 카페에서 작가 한강의 신작 소설 <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한강은 조용하고 또 단호하게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한강의 대답을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1 독자] "독자는 2만 명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