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부치라 그래" 큰소리 친 권성동, 결국 사퇴

김희옥 비대위원장 '유감' 표명으로 달래기, 새누리 복당 내홍 일단락?

등록 2016.06.23 09:57수정 2016.06.2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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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퇴 수용 뒤 허탈해하는 권성동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 결정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은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퇴 수용 뒤 허탈해하는 권성동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 결정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은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a 권성동 사퇴 의사에 위로하는 정진석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맨 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를 수용하자, 정진석 원내대표가 권 사무총장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권성동 사퇴 의사에 위로하는 정진석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맨 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를 수용하자, 정진석 원내대표가 권 사무총장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23일 오전 10시30분]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물러났다.

권 사무총장은 2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지금까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했는데 이러한 소신이 혁신비대위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고민이 많이 됐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그간 자신이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의 교체 요구에 버텼던 까닭에 대해서는 "임명된 지 2주 만에 복당 결정 책임을 제게 묻는 듯한 처사로 사무총장직을 고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며 "혁신비대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해주시고 앞으로 비대위를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말하신 만큼 위원장의 뜻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6일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의원 일괄복당 결정 이후 불거졌던 당내 갈등은 일단락 짓게 됐다. 앞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계는 일괄복당 결정 및 절차 등을 문제 삼아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 및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이 중 가장 몸살을 앓았던 '비박계' 권 사무총장의 사퇴 문제가 비로소 해결된 것이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사의를 표하며 "제가 물러나더라도 당원으로서 조용히, 묵묵히 새누리당 혁신을 위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시켜드린 비대위원님들, 저를 성원해 주신 언론인,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권 사무총장은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을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저는) 비대위원들과 혁신의 길을 걷고자 지난 주 일괄복당을 결정했다, 많은 국민으로부터 정말로 잘한 결정이라고 칭찬 받았다"며 "이것이 사무총장 파문으로 빛이 많이 바래져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희옥 "권성동 사무총장, 당 발전 위해 노력했다"


김희옥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당 사무총장을 교체해야겠다고 한 이유는 당무보고 견해 차 때문에 결정한 일"이라며 "권 사무총장은 노고를 다 했고 당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결정(교체)을 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라고 밝혔다.

또 "당의 기강과 화합 차원에서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고 후일 사무총장의 지명은 그야말로 중립적이고 유능하고 능력있는 인사로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당 사무총장 교체를 결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권 사무총장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강조함으로써 최대한 그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앞서 권 총장은 자신에 대한 경질 결정이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에 대한 "친박계의 화풀이"라며 버텨왔다.

권 사무총장이 회의 직전까지도 사퇴에 대해 보였던 완강한 반응을 감안하면, 정진석 원내대표의 막후 중재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 당사로 출근하던 권 총장은 "(해임안을) 표결에 붙인다는 얘기가 있다"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부치라고 그래. 온갖 망신 다 당할 텐데 붙일 수 있겠냐"며 여유를 보였었다. 불과 10~15분만에 입장이 180도 바뀐 셈이다.

반면,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22일) 기자들과 만나, "이 사안은 당무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원내대표의 영역은 사실 아니지만 정무적으로 수습해 나가야 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 문제가 누군가의 책임을 묻는 문제가 아닌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할 사안임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권 사무총장은 회의 직후 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 문제가 지속될 경우 당에 많은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하던 차에 정 원내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위원장이 복당 결정이 아닌 당무 견해 차로 경질하는 것이고 이번 사태 전반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중립적 인사로 후임 사무총장을 인선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용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즉, 김 위원장의 유감 및 입장 표명 등과 자신의 사퇴 수용이 '정진석 중재안'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그는 "(저에 대한 경질이) 복당 결정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 및 유감 표명으로 제 명예가 회복됐다"며 "(사무총장 교체 문제로 갈등이 지속되는) 그런 상태는 당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안 되고 많은 국민에게 피로감을 증폭시킨다는 생각에서 당을 위해 자진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사무총장은 "이번 복당 결정에 아무 책임 없는 사무총장이 그를 주도했다고 매도한 특정 계파의 몇몇 의원들이 있다"며 자신에 대한 경질을 요구한 친박계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계파 청산 선언에 전면 배치되는 행위 아닌가"라며 "정치적 소신과 철학이 아닌 누구랑 가깝다는 이유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행위는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앞으로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권 사무총장이 비대위 표결로 해임될 경우 동반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던 김영우 의원도 당 지도부 중재를 거쳐 권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비대위원직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경질은 혁신을 지향하는 비대위원으로서 굉장히 가슴아픈 일이고 유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권성동 #박근혜 #친박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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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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