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한 번 살아봐, 이 돈으로!"

[현장] 재벌개혁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위한 민주노총 부산본부 결의대회

등록 2016.06.29 15:03수정 2016.06.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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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결의대회 ⓒ 이윤경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법정 시한인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서면 태화앞에서 '재벌개혁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최저임금위원회의 최대 쟁점은 '최저임금의 시급·월급 병기'와 '업종별 차등화'였다. 6차례 회의를 거쳐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정하되 월급을 함께 표기하기로 했고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있어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결국 법정시한을 넘겼다. 노동자측은 시급 1만 원을, 사용자측은 6030원을 주장해 7년째 동결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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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미조직비정규국장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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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공연 4.16 몸짓패 ⓒ 이윤경


김재남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지금 이 시간까지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 사용자 단체에서는 7년째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도 법정 시한을 넘길 것 같다"고 발언했다. 또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청원 서명운동'에 꼭 동참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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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옥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장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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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청원 서명운동 ⓒ 이윤경


"최저임금 제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 1988년부터 도입된 제도이다. 최저임금 제도를 둘러싼 몇 가지 쟁점이 있는데 적용시기, 적용대상, 최저임금 수준, 최저임금 결정방식이 그것이다. 2005년 민주노총과 여러 노동사회단체들의 투쟁으로 최저임금법이 일부 개정되어 매년 9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적용되던 것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바꾸었다. 또한 최저임금 적용대상이 아니던 감시단속적 노동자에게도 감액시기를 거쳐 최저임금이 전면 적용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은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결정방식 또한 여전히 사용자위원 9명, 노동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참여하는 최저임금 심의위원회가 매년 6월 말에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의 대립으로 인해 결국 공익위원의 의지로 결정하는 구조인데 공익위원들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실상 친정부인사들이다. 현재 최저임금의 수준을 놓고 논의중인데 사용자 측은 동결을, 노동자측은 1만 원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결국 변수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다. 현재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는 부산과 울산을 제외한 전국의 노동자, 민중들이 모여 최저임금 1만 원 쟁취를 위한 209명 필리버스터와 내일까지 1박 2일의 농성이 진행중이다. 부산에서도 어제부터 청년유니온 동지들이 이 곳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들의 목소리가 저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에 닿도록 힘차게 투쟁하자."(천연옥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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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숙자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 지부장, 이동석 금속노조 부양지부 삼성전자서비스 해운대 분회장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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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짓공연 청년유니온 / 노래공연 소리연대 ⓒ 이윤경


"부산 지하철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조그만 민원에도 회사는 우리를 혹독하게 다룬다. 임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부려 먹는 데는 도가 텄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은 최저임금으로 살 수 있나? 못 산다. 그런데 지금 400만 청소노동자들이 모두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다.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었는데 정부는 여전히 재벌에게만 특혜를 주고 있다. 억울하고 분해서 못 살겠다!" (서숙자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 지부장)


"얼마 전 에어컨을 수리하던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만약 그가 일한 만큼의 정당한 임금을 받았더라면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임금으로는 가정을 꾸려가기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기사들은 위험한 업무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다. 임금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고,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즐기고, 약간의 저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일할 수록 빚만 늘고 있는데 최저임금 올리면 경제가 망한다고 호들갑이다.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 왜 만들었나? 억울한 국민들 목소리 듣고 대변해 달라고 만든 것 아닌가? 당당히 요구하자.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하라." (이동석 금속노조 부양지부 삼성전자서비스 해운대 분회장)

몸짓공연에 앞서 청년유니온 조합원이 말했다.

"시간이 남아 알바하는 것이 아니라 살려고 알바 한다. 학자금도 갚고 생활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매일 이 곳에서 '쇼미더1만 원'이라는 제목으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될 때 까지 청년유니온이 앞장서서 투쟁하겠다."

"나는 정규직이고 최저임금 보다는 높은 임금을 받지만 이 자리에 나왔다. 최저임금은 내 가족의 문제이며 내 노후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가 대학을 가든 가지 않든 취업을 하면 비정규직이 될 것이다. 결혼도 쉽지 않겠지만 결혼을 해도 기초 생활 꾸리기도 빠듯할 것이다. 자식이라도 낳으면 더 힘들어 질 것이 뻔하다. 청소년 아이를 둔 모든 부모들이 이런 고민을 가슴에 안고 산다.

민주수호 부산연대는 몇 해 전부터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해왔다. 그간 만나는 시민들의 반응이 시큰둥 했었는데 올해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꼈다. 재벌 곳간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서민경제와는 상관없다. 내수경제 살리려면 서민들 호주머니가 빵빵해야 하고 그러려면 최저임금 1만 원이 우선되어야 한다." (장세헌 민주수호 부산연대 진구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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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헌 민주수호 부산연대 진구지부 회원, 권우상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 이윤경


"최저임금이 올해도 법정 시한을 넘길 것 같다. 사용자 단체들이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얘기하며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은 임금 때문이 아니라 로열티나 임대료 때문이다. 어떤 사용자위원은 한 달에 103만 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다고도 한다. 최저임금을 깎자는 얘기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경제성장이 안 된다고 하는데 IMF 조차도 기업들이 돈 챙기는 것은 경제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노동당은 지난 총선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이 없어 대표발의는 못했지만 당 대표가 국회 앞에서 단식중이고 전국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을 인상을 가능케 하는 것은 싸우는 우리들이다. 최저임금이 약 400만 노동자에게 적용된다고 하는데,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1200만이다. 이미 최저임금 투쟁은 국민임단투인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동당 힘차게 싸우겠다." (권우상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사용자위원들은 대내외적으로 안 좋은 경제상황에 브렉시트까지 겹쳐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에 동의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재벌들의 곳간은 넘쳐 나는데 사용자측은 늘 경제가 어렵다고 하며 7년 연속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2015년 최저임금은 12번의 회의 끝에 7월 9일 타결됐다. 올해 최저임금 협상도 7월 중순께나 되어서야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재벌개혁 #민주노총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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