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의원에 "개 짖는다", "쓰레기가 단식" 막말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퇴 요구한 단식 여영국 경남도의원에 '막말'... "2년 단식해 봐라"

등록 2016.07.12 18:05수정 2016.07.12 21:34
25
원고료로 응원

홍준표, 도의원에 "개 짖는다", "쓰레기가 단식" 막말 ⓒ 오마이TV


홍준표 경남지사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하는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을 향해 '2년간 단식해봐라'거나 '쓰레기' 운운해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상황은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벌어졌다. 여영국 의원은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에 홍 지사 측근이 연루된 사실 등의 이유를 들어 홍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2시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제338회 임시회'가 열렸다. 회의 10여 분 전 홍 지사가 경남도의회를 방문했다. 그러다 현관에서 홍 지사와 여 의원이 설전을 벌인 것이다.

여 의원이 먼저 "지사님. 이제 결단하시죠"라 하자, 홍 지사는 "한 2년간 단식해 봐"라고 대응했다. 이에 여 의원은 "언제까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져 보세요"라고 말했다.

그 뒤 "쓰레기"라는 말이 나왔다. 홍 지사는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허허허. 한 2년간 단식해 봐, 2년. 2년 뒤에는 나갈테니까"라고 말한 뒤 의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회의를 마친 뒤, 이날 오후 2시 40분경 현관에서 다시 두 사람이 마주쳤다. 홍 지사가 했던 "쓰레기"라는 말을 여 의원이 문제 삼았다. 여 의원은 "지사님. 아까 쓰레기 발언은 책임지셔야 됩니다. 어찌 지사가 그런 막말을 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여 의원이 들고 있는 손팻말을 가리키며 "그 앞의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는 겁니다"라고 말을 돌렸다. 이에 여 의원은 "뭐가 쓰레기야"라고 했고, 홍 지사는 다시 손팻말을 가리키며 "쓰레기, 이걸 치워달라는 겁니다"라고 대꾸했다.


다시 여 의원은 "말 돌리는 것 봐라"라 했고, 홍 지사는 "어허. 말 돌리다니. 말조심 하세요"라고 말했다. 여 의원이 "책임지셔야 됩니다"라고 하자, 홍 지사는 "내 책임질게. 그 앞에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재차 "공무원들 도민들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라고 말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

홍 지사가 떠난 뒤에 여영국 의원은 "홍준표 지사를 모욕죄로 고소할 것이고, 내일(13일)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영국 의원 "홍 지사 사퇴 촉구"

a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12일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 윤성효


여영국 의원은 이날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감직 박탈을 위해 관권을 동원한 불법 서명으로 공무원이 사지로 내몰렸는데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도민을 조롱하는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여 의원은 "(홍 지사는) 불법서명 사건으로 28명이 기소된 것에 대해 '무슨 사과? (구속자가) 내 새끼냐', '전투를 하다 보면 사상자도 생긴다'며 자신만 살아날 궁리를 하면서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이해할 수 없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홍 지사는 공공의료기관을 폐쇄하고 무상급식을 중단해 도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도민 갈등과 분열의 진원지 역할을 해왔다"며 "자신 눈에 벗어나는 기초단체와 단체장에 대해 감사라는 명목으로 많은 공무원을 징계해 지나친 갑질 행정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 가치를 지키며 법을 집행해야 할 권력자와 공직자가 직위를 이용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한 불법행위나 이를 부추긴 행위는 정치적 테러행위와 마찬가지로 정의롭지 못하다"며 "더는 방관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희 의원, 여영국 의원 비난

한편 이병희 의원(밀양)은 이날 임시회 때 신상발언을 통해 여 의원을 비난했다. 이 의원은 "여영국 의원은 연례행사처럼 농성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2년에는 장애인 평생교육시설과 관련해서도 의회 마당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했었고, 2013년에는 강성귀족 노조의 놀이터로 전락한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며 도청 앞에서 노숙 단식 농성을 했었다"며 "이뿐만이 아니라 도의회의 정상적인 운영까지 막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며 "좀 자중해 달라는 저의 요청에 대하여 도지사 비서실의 부대표라는 인격 모독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안하무인의 태도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제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350만 도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도지사를 사퇴하라고 억지 부리고 있다"며 "이제 우리 의회에서도 이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병희 의원은 "또 다시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면서 단식 농성이나 하고 동료 의원들에 대한 무분별한 폄하 발언을 계속한다면 도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에 따라 여영국 의원의 책임을 묻는 행동에 들어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 #여영국 의원
댓글2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모임서 눈총 받던 우리 부부, 요즘엔 '인싸' 됐습니다
  2. 2 카페 문 닫는 이상순, 언론도 외면한 제주도 '연세'의 실체
  3. 3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닌다"던 동네... 충격적인 현재
  4. 4 "4월부터 압록강을 타고 흐르는 것... 장관이에요"
  5. 5 윤 대통령 한 마디에 허망하게 끝나버린 '2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