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수북> 저자 한샤오궁
펄북스
- 작가로서 한국 독자들이 <산남수북>에서 특별히 봐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이 책이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가 내용의 일부분이라면 또 다른 부분은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 그 안에는 농민, 농촌 사회 뭐 그런 부분이 있다. 그렇게 크게 보면 두 가지 부분인데... 둘 중 어느 한 부분보다는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를 한국독자들이 전체적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싶다. 사람들의 삶 자체가 토지... 땅과 얼마큼 가깝게 사느냐가 인생을 풍부하게 하느냐 안 하냐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땅과 가깝게 사는 것은 내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도시에서 아파트, 혹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 왜 사람들이 주말이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겠는가. 이 사회 자체가 일종의 우리, 새장이 아닌가 싶다. 그런 데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은 이 새장에 갇혀 있는 삶을 벗어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지 않을까. 그런 갇혀있는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있는 것 같다."
- 지금 쓰고 있는 글은 어떤 글인가? "그동안 혁명 후기라던가, 조만간 한국에서도 출간이 될 예정이지만 <일야서日夜书>라는 책을 썼다. 지금은 다시 소설을 준비 중이다. 반 정도 썼다. 주제는 비밀이다(웃음)."
- 중국 출판 시장은 어떠한가? 한국은 출판 시장이 좋지 않다. 시장 자체의 어려움과 펄북스의 경우 지역에서 출판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응원해 주신다면?"문화 사업 자체는 지금 아주 어려운 시기다. 한국 출판사의 문제만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문제다. 이번 방한 때 서울대학교에서 이곳 한국의 학자와 학생들과도 의견을 나누었지만, 정(正)과 의(義)라는 것, 감정, 사람의 삶에 기본적인 가치관들은 사람이 사는 데 정말 필요한 것이지만 사람이 평소 일반적으로 생활하고 살 때는 별로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쟁이라든가, 지진, 자연재해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런 가치관이 더 필요하다. 특히 요즘은 노는 것, 오락과 노는 것을 위주로 하므로 이런 정신적인 부분이 불필요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문화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가치관, 정이나 의와 같은 부분들을 전승하고 싶어 한다. 물려주고 싶고 이어지게 하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상 일반적인 생활에서는 다르지 않은가. 사회는 변화하기 때문에 이런 마음들이 계속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가 곤란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철학이라든가 문학이라든가 하는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더 필요하고 이런 가치관에 대해서도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려운 것은 이곳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나도 당신도 우리도, 모두가 좀 잘 견뎌냈으면 좋겠다. 먼저는 내 건강부터 좀 챙기고 그런 다음에 사회에 필요한 것들을 하자."
- 마지막으로 한 마디."대부분 요즘엔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하는 일도 돈 버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 사실은 많은 것들이 돈으로 살 수 없다. 나는 60대 중반의 나이다. 주변에 돈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자녀들이 반드시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보다 더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돈 이외의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 격려하고 스스로 힘을 좀 냈으면 좋겠다."
산남수북
한샤오궁 지음, 김윤진 옮김,
펄북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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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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