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는 자동차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서규호와 함께 떠나는 낭만과 추억의 일본기차여행 25] 리조트뷰후루사토호

등록 2016.08.01 20:44수정 2016.08.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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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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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뷰 후루사토 미나미오타리역에 출발 준비중인 리조트뷰 후루사토호 ⓒ 서규호


시골 중에 시골 미나미오타리역(南小谷駅)은 JR동일본 소속의 첫 역이자 JR서일본 소속의 마지막 역입니다. 알프스의 산속 계곡 마을 같은 작은 역에 관광객들이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이 산골 역은 정말 조용합니다. 역 앞 계곡물 소리가 귀를 시원하게 해줍니다. 역 앞엔 작은 매점과 식당 하나가 있습니다. 이 작은 역에서 출발하는 리조트뷰후루사토호(リゾートビューふるさと号)는 2010년 10월 신슈데스트네이션 캠페인에 맞춰 오오이토센(大糸線)과 시노노이센(篠ノ井線)을 이용해 나가노현을 V자 코스로 운행합니다. 이 열차의 특징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리조트 열차라는 점이죠.

미나미오타리역 1번 선으로 두 량의 아담한 열차가 입선합니다. 외부는 신슈 지방의 상징인 녹색으로 도장돼 있습니다. 차내로 천천히 들어가 봅니다. 차내는 여유있게 회전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시트가 1호 차에 44석, 2호 차에 34석 있습니다. 또한 휠체어 공간이 마련돼 있어 장애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려가 넘치는 좌석입니다.

총 78명이 이 열차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좌석 간격이 120cm이니 이용객들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클래스는 '쾌속'으로 '특급'보다는 한 단계 아래이지만 내부 편의시설은 거의 특급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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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내 모니터와 전망석 리조트뷰 후루사토호의 차내 전망석과 모니터 ⓒ 서규호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전망실입니다. 이곳에서 웅대한 일본 알프스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운전석 바로 뒤 대형 창문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조망이 가능합니다. 기념 스탬프도 이곳에 마련돼 있느 꼭 찍어서 추억으로 남기길 권합니다.

역시 관광열차의 큰 특징은 대형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열차 밖 풍경입니다.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 그리고 역마다 현수막을 들고 환영해주는 시골의 소박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죠. 또한 열차 내부엔 각 호 차마다 두 대의 모니터 장치가 있습니다. 실제 운전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면 모습과 관광지 안내, 그리고 주말에 실시되는 차내 이벤트 등이 상세하게 나옵니다. 열차는 오후 3시 16분, 미나미오타리역을 출발해 남쪽으로 달립니다. 첫 정차역인 하쿠바역에서 6분간 정차하며 현지의 마을주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습니다.


다테야마구로베알펜루트의 나가노현 출발지인 시나노오마치역을 경우, 마츠모토역에 도착하는 동안 다테야마 연봉들을 오른쪽에 두고 달립니다. 이 열차에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같은 원리로 작동됩니다. 기본적인 구동은 디젤 엔진과 리튬 이온 축전지가 조합돼 운행됩니다. 하이브리드 운전 시 전기 모터가 작동됩니다. 이는 요즘은 친환경 차량에 많이 사용 하는 운전방식으로 연비를 대폭 향상시킨 시스템입니다. 아오모리에서 아키타를 운행하는 리조트시라카미 아오이케 편성 등도 이 방식으로 운행됩니다.

마츠모토역에 도착한 리조트뷰후루사토호는 역방향으로 진행 방향을 바꿉니다. 이때 열차의 의자를 돌려줘야 합니다. 열차는 다시 천천히 북동쪽으로 움직입니다. 2656m 길이의 가무리키터널(冠着トンネル)을 지나면 일본 3대 차창(三大車窓)으로 유명한 오바스테역(姨捨駅)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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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알프스의 전경 리조트뷰 후루사토를 타고 펼쳐지는 일본알프스의 웅대한 모습 ⓒ 서규호


해발고도 551m에 위치한 오바스테역에 잠시 하차합니다. 리조트뷰후루사토호를 보내는데 열차가 다시 왔던 길로 갑니다. 스위치백 구간입니다. 몇 분 안 돼서 제 밑으로 리조트뷰후루사토호가 내려갑니다. 스위치백은 지난번에 설명해드려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간단하게 다시 설명드리자면 급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지그재그로 달리는 구간을 말합니다.

열차가 지나간 뒤 고요한 정적만 남은 오바스테역. 전망코너로 이동해 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니가타 평야 지대는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아름다운 풍광이 사람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열차 안에서 보지 못하는 풍광이 하차 후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이죠. 일몰 뒤 다랭이논처럼 보이는 계단식 논과 도시 야경을 보면 이곳이 돼 일본 3대 차장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한시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보통열차가 도착합니다. 그 열차를 타고 두 번의 스위치백 구간을 통과하면 종착역인 나가노역에 닿습니다.

리조트뷰후루사토호가 운행하는 연선에 펼쳐지는 대자연의 웅장함. 산과 강 그리고 호수, 맑은 하늘은 고향(후루사토)를 떠오르게 합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열차는 그저 운송의 수단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을 이어주는 가교의 열차입니다. 이 열차를 타러 한번 떠나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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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스테역 일본 3대 차창인 오바스테역에서 바라본 절경 ⓒ 서규호


▲ 리조트뷰후루사토호 운행일
- 5월부터 9월 사이 매주 금~월(자세한 스케줄은 홈페이지 참고) : https://www.jreast.co.jp/railway/joyful/resortfuru.html

▲ 리조트뷰후루사토호 운행 시각
- 나가노역 출발 09:04 → 12:47 미나미오타리역도착
- 미나미오타리역 출발 15:16 → 18:28 나가노역 도착
- (특별운행) 나이트뷰오바스테
-- 나가노역 출발 18:48 → 19:22 오바스테역도착
-- 오바스테역 출발 20:24 → 20:58 나가노역 도착
덧붙이는 글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리조트뷰후루사토 #나가노관광열차 #오바스테역 #일본3대차창 #일본철도여행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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