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씨가 주민들에게 사드 반대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조정훈
김제동씨는 강신명 경찰청장이 성주군에 주민등록지를 두지 않은 사람을 외부세력이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그런 규정대로라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장관도 외부세력"이라며 "성주의 일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제동씨는 "주민등록증이 대한민국으로 되어 있는 주권자들은 누구든지 한반도에 배치되는 무기체계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며 "사드는 주민등록증이 대한민국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성주에서 외부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오로지 사드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의 헌법 조문을 들며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하거나 '종북'이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한 명의 국민이든, 4만5000명의 국민이든, 4500만 명의 국민이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이고 정부의 책무이고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하고 "4만5000명의 국민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면 4500만도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제시해 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김씨는 "대안을 제시하라? 제시하겠다"며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겠다. 그런 대안을 제시하라고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대통령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안은 외교다"라며 "중국에는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말하고 미국에는 중국의 역할을 지켜보자고 하면서 외교적 역할을 잘 해야 한다. 고스톱을 치더라도 내 패를 안 보여줘야 하는데 패를 다 보여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김씨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향해 "21세기 안보는 군사안보만 말하는 게 아니라 외교, 경제, 군사를 다 합쳐서 하는 안보를 해야 한다"며 "그런 고민을 하라고 외교부 장관에게 월급을 줬는데 사드 발표하던 날 백화점에 갔다, 하다못해 우리 집에 선풍기 하나 설치하러 온다 해도 집안에 누구 한 명은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김제동씨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가 배치되면 그 앞에 가서 서 있겠다고 한 말에 대해 "국방부 장관이 서 있어야 할 곳은 사드 앞이 아니고 북한군 앞이다"며 "사드 앞에 서서 레이더를 가리면 설치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억수로' 겁나지만... 집에 있을 수 없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