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에게 한국의 여름은 너무 더워요!"북극곰은 북극에 사는 동물이다. 덥고 습한 한국의 여름은 북극곰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될 수 없다. 작년 여름,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가 동물원 동물의 복지를 위한 동물원법의 통과를 요청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조세형
이번 논란에서 정아무개씨는 기보배 선수라는 특정 인물과 개식용 문제를 결부했다. 생각해보자. 이번 논란을 지켜보며 개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사람이 과연 한 명이라도 있을까? 이번 논란은 대중의 관심을 개식용 산업이 야기하는 '동물학대'가 아닌 기보배 선수에 대한 '비난'에 주목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정아무개씨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며,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특정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개식용 반대는 대중을 설득하지 못한다. 또한 문제의 본질을 흐리며, 운동을 퇴보시킨다. 최악의 경우, 사람들에게 개식용 반대 운동 자체에 대한 반감을 안겨줄 수 있다.
비폭력 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당신 스스로 그 변화가 되라"고 했다. 동물에 대한 학대에 반대한다면서 특정인을 언어로 공격하는 것은 모순이다. 보신탕으로 희생되는 개들이 줄어들기를 원한다면, 개를 먹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자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설득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한편 멜라니 조이 박사는 이렇게 지적했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좌절하고, 화내고, 우울하고, 기진맥진하고, 박탈감에 빠진 모습만을 대중에게 보여준다면, 과연 누가 동물보호 운동에 동참하고 싶어 하겠냐"고.
여느 사회 변혁 운동과 마찬가지로 동물보호운동은 현세대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동물보호 활동가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동물보호 운동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후세대로 확산시키기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실천을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속 가능한' 운동을 해야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우리 운동으로 견인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식할 필요가 있다. 대중을 동물보호 운동에 동참시키려면 우리는 그들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동물보호 운동이 '멋진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면, 최소한 잘못된 편견은 안겨주지 말아야 한다. 욕설을 남발하는 사람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만약 활동가들이 그런 모습만을 보여준다면,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전부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인간 혐오자'라는 편견을 대중에게 심어주는 셈이다.
이런 편견이 굳어지면, 대중은 더 이상 우리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어느 운동이든지 활동가를 가장하고 내부에 침투하여 운동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퍼뜨리는 세력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 스스로가 대중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지는 말아야 한다.
개를 먹는 것이 '창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