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C형간염 원인 주사액 오염 때문일 수도"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가능성 제기

등록 2016.09.01 16:47수정 2016.09.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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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집단 C형간염 사고가 잇달아 발생 중인 가운데 문제가 된 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이라기보다 주사액 재사용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의료계에서 제기됐다.

일반인은 대부분 하나의 주사기를 여러 환자에게 반복 사용해 C형간염이 집단 발생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해당 의원이 이런 식으로 주사기를 재사용하진 않았을 것이란 주장인 것.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C형간염 집단감염 사고는 주사기 재사용이 아닌 비위생적인 주사액 관리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선 환자의 상태 등을 보고 경우에 따라 동일한 약을 여러 번 나눠 주사하기도 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하나에 몇 십원∼몇 백원인 주사기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사기를 재사용 했다기보다 주사액을 여러 번 반복 사용하는 과정에서 주사액이 C형간염에 오염됐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의심이란 것이다.

이 교수는 "주사기 재사용 사고라 알려진 집단감염의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주사기보다 주사액 재사용이 원인이었다"며 "환자가 많이 몰리는 동네 의원의 경우 주사액을 대량으로 만들어놓고 계속 사용하는 과정에서 위생관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위생적인 주사기나 주사액을 사용하면 C형간염뿐만 아니라 B형간염ㄱ에이즈 등 각종 혈액매개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른바 주사기 재사용 사고에서 주로 C형간염이 문제되는 것은 국내 C형간염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지 다른 감염병의 위험이 낮아서가 아니다.

환자가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주사기나 주사액 재사용 여부를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주사액을 섞거나 준비하는 과정이 대부분 조제실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병원 직원 등 내부자 고발이 없으면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의료진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교수는 "(직접 주사를 하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에 대한 위생교육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등 의료진 스스로가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기존의 감염병 예방 관리를 더 장기적이고 구체적으로 실현할 방안을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C형간염 집단감염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나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푸드앤메드 #이문예 #감염병 #C형간염 #역학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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