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딸 생일날, 아빠에게 돌아온 건 협박?

등록 2016.09.01 11:39수정 2016.09.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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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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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딸의 생일날, 오히려 협박을 당하다.


딸의 생일입니다. 예쁘게 잔치를 해주려고 밤새워 일한 곤한 몸을 이끌고 여기저기 다니며 풍선도 사고 스티커도 샀습니다. 퇴근을 해서 한숨 자고 일을 벌이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딸이 선물로 준비한 현금부터 달라는 겁니다. 아빠가 잠을 편하게 자도록 자리를 피해주겠다는 게 이유인데 마뜩치 않지만 주었지요.

한숨 자고 일어나니 1시입니다. '딸 사랑해'라는 글도 써서 붙이고 스티커도 붙이고 풍선도 불어서 매달았습니다. 나름대로 근사한 모습에 기분이 좋습니다. 풍선요? 불다가 숨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이 두 여자들이 안 오는 겁니다. 전화를 했더니 영화보고 있답니다. 털썩, 아버지는 외롭습니다.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먹고 있는데 아내와 딸이 왔습니다. 은근히 부아가 나서 투정을 부렸더니 딸의 말이 가관입니다.

"아빠 자꾸 그러면 페이스북 친구 신청할 거야."

작은딸이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하겠다며 협박을 합니다. 딸과 친구가 되면 좋지 뭘 그러냐며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내가 여자친구들이 제법 많은데 아내는 아무런 의심없이 믿어주건만 딸은 뒷조사까지 하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사람입니다. 어찌되었든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하겠다는 협박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빠가 페이스북에서 '끼'부리는 거 나는 못 봅니다."

페이스북에 시 같은 거 올려가며 달콤한(?) 글 써가며 끼부리지 말라는 어처구니 없는 협박입니다. 도대체 내가 부리는 '끼'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여운 아비를 향해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하겠다며 협박을 해대는 딸이, 따듯한 이밥 먹고 질은밥에 물 말아 먹는 소리를 마구 해대며 폭력을 행사하는 딸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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