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경제문제, 노동시장에 전가해선 안돼"

국회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 창림 기념강연... "경제민주화법, 국회 통과 회의적"

등록 2016.09.08 16:03수정 2016.09.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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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제민주화 특강하는 김종인

경제민주화 특강하는 김종인 ⓒ 유성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8일 "한국경제 문제의 책임을 오로지 노동시장에만 전가하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고임금과 노동조합이 경제 위축의 원인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 창립총회' 기념 강연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가장 큰 경제문제라면 우리가 오늘같은 수출 실적을 낼 수 없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 경제가 저임금을 바탕으로 수출강국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소득 양극화 문제를 말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정치권에서는 선거때 말만하고 실질적으로 양극화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나도 기울이지 않았다"라며 "노동과 자본을 똑같은 요소로 평등하게 취급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결정될 때 1차 소득분배가 이뤄진다, 거기서 노동조합의 힘이 자본과 부딪치지 않으면 합리적 임금결정이 이뤄질 수 없다"라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펼치며 노동에 근본적 시각을 바꿨다. 노조를 적극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용, 특히 청년고용"이라며 "청년들이 국가를 비하하는 말을 해서 정치권에서 기분 나쁘게 보는데, '헬조선'이니 '흙수저, 금수저' 같은 말이 나오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정치인이 아니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라며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전력을 기울여도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경제민주화 실패? 역사를 인식하지 못한 것"


김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제도를 통한 재벌 탐욕 억제', '대통령 등 정치인들의 강한 의지' 등을 경제민주화 실현의 중요한 요소로 재차 강조했다. 특히 국회에 제출돼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정치인을 압박할 수 있는 국민들의 자각을 역설했다.

김 전 대표는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법이 통과되는 게 정상이 아니겠나 생각하지만, 이 국회가 과연 그걸 처리할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우리 사회를 (위해) 꼭 실현하기 위한 법안이 나오면 거기에 저항하는 쪽이 엄청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 잘 느끼시리라 생각하는데 옛날에 비해 국회에 재벌기업 사람들이 보이게 보이지 않게 엄청 많이 늘어났다"라며 "이 사람들이 와서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별해서 다 갖고 있다. 입법 과정에 엄청 영향력을 행사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국민이 결국 자각을 해서 정치권에 압박을 하기 전엔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거냐, 나라를 이끌어 가는 최고 지도자의 소위 의식구조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전 대표는 최근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미국이 경제민주화에 실패했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역사적 사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종석, 유민봉, 강효상 의원 등은 지난 6일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전 대표는 "미국이란 나라를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20세기에 들어와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경제민주화의 그런 절차를 가장 세심하게 다뤘던 나라"라며 "미국은 경제 운영에서 (경제민주화를)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전당대회에서 새지도부가 들어서며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 5일 동작구소상공인연합회, 7일 전남 순천대 등에서 연속적으로 경제민주화 관련 강연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한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대표의원을,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책임연구의원을 맡았다. 그밖에도 김현미, 이철희, 김종대, 이정미, 윤종오, 김종훈 등 진보개혁적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종인 #노회찬 #경제민주화 #새누리당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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