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공립어린이집 '원아 방임' 논란

낮잠시간에 교실비우고 교사교육, 운영문제도 수두룩

등록 2016.09.09 11:18수정 2016.09.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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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사회복지법인 예산기독교연합복지재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예산공립어린이집이 원아들을 '방임'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원아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에 교사들이 교실을 비우고 원장실에 모여 교육을 받았다는 것.

어린이집은 원아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동안 교사가 함께 교실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다. 하지만 예산공립어린이집 A원장은 낮잠시간에 수시로 교사들을 원장실로 모이게 해 교사교육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으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던 영유아들이 '돌연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인데도, 지속적으로 오후 1시부터 길게는 1시간 이상까지 교사교육을 해 이후 수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 전직 교사의 설명이다.

A원장은 이에 대해 "올해부터 보육철학 등을 교육하기 위해 교사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낮잠시간에 가끔씩 교사교육을 했다"며 "교사교육을 할 땐 보조교사가 교실을 돌기도 하고, 내가 CCTV로 보기도 한다"는 해명을 내놨다.

어린이집 운영을 둘러싸고도 갖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원장실에서 한 달에 두 번씩 갖는 교사회의 시간에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등 원장과 교사들이 종교의식을 해 공립어린이집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예산지역 보육교사들 사이에선 '교회를 다녀야 예산공립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채용서류를 작성할 때 자기소개서 등에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적어 제출하는 경우도 빚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육교사를 새로 채용할 때 A원장 혼자 면접을 봐 공정성 시비를 자초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들어서만 보육교사가 4명이나 그만둬 안정적인 보육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부모들의 입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설어린이집과 비교해 급여 등 근무여건이 좋고 고용이 안정적이어서 보육교사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공립어린이집에서 퇴직이 잦은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이유로는 A원장과 보육교사들의 불화가 지목되고 있다.

얼마 전 예산공립어린이집을 그만둔 보육교사 2명은 사직서에서 "A원장의 인신공격성 발언과 언어폭력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았다"며 "교사교육을 이유로 영유아들을 방임한 것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 사직한다"고 썼다.


A원장은 이에 대해선 "교사들에게 사감정을 갖고 인격모독이나 언어폭력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교사들로부터 인격모독을 당했다"며 "해당교사들은 '교사가 있어 아이가 있다'고 말하는 등 자질에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A원장은 이어 "기도도 내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교사들과 신앙이 같아 하게 됐다. 또 찬송가는 얼마 전 한 번만 불렀다"며 "면접은 목사님들이 바빠 일정을 잡아 이사회를 소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혼자 진행했다"고 답했다.

예산공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부모는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며 "예산군이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주민복지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산공립어린이집에서 원아들을 방임했다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 운영전반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여 문제가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8년 개원한 예산공립어린이집은 2011년부터 예산기독교연합복지재단이 수탁해 운영하고 있다. 만1세~만5세 62명이 다니고 있으며, 시설장(원장) 1명과 보육교사 7명, 보조교사 1명, 조리사 1명이 보육을 맡고 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방임 #어린이집 #보육교사 #돌연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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