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경대망경대에서 오색약수터 방향으로 20분 가량 내려오면 주전골과 약수터 앞 상가가 눈에 들어온다.
정덕수
이번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오색의 망경대 코스에 대해 일부에서 50년 만에 개방되느니 46년 만에 개방되느니 하는 방송사와 언론의 기사들을 본다. 이들이 망경대 개방에 대해 이렇게 보도하는 이유는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시점에 대해 정확하게 언제부터였는지에 대한 산정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50년 만의 개방이란 보도는 반올림법에 의존한 것이고, 1970년 3월 24일 공식적으로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니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46년이 맞다.
하지만 1974년에서야 오색에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들어왔으니 그 이전엔 어떤 코스도 출입이 제한된 적이 없다. 1980년대에도 곳곳에 국립공원에서 거리를 안내하는 표지석들을 세울 정도로 사고가 잦거나 지극히 위험한 구간이 아니면 통제를 하지 않았다.
망경대 코스는 애초 그런 안내표지석 하나 세워진 적도 없다. 1980년대 오색을 개발하며 자연스럽게 망경대를 오르던 길이 상가 뒤로 들어가 숨겨졌고, 구태여 망경대를 오르지 않아도 절경을 둘러 볼 좋은 탐방로가 오색엔 있으니 누가 힘겹게 조망의 즐거움을 누리겠다고 그리 높지도 않으면서 힘든 산등성이를 허덕거리며 오르려 하겠는가.
그렇게 망경대는 일부 주민들에 의해 간혹 발길이 유지되었을 뿐, 1990년대 설악산의 대피소들이 국립공원으로 편입되는 시점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출입이 제한되었다.
어린 시절 동네 뒷산이던 망경대지만 20여 년 출입이 자유롭지 않던 이곳이 이번에 한시적이나마 탐방을 할 수 있게 되었다기에 먼저 다녀왔다.
예전과 길이 달라진 부분이라면 한 집안의 문중산에 해당되는 부분을 생략하고 오색약수터에서 2006년 폭우로 유실되어 사용하지 않던 옛길에서 조금 오르다 만나는 고래바위 직전의 버섯을 채취하는 이들이 이용하던 길을 탐방로로 개방한 것이다.
탐방로를 둘러보며 버섯을 채취하는 이들이야 혼자 조심스럽게 다니지만 여럿이 어울려 다니는 탐방객들이 이용하기엔 혼잡하겠다 싶어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에게 물었다.
"온정골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은 왕래가 어렵지 않겠지만 약수터 방향은 내려오는 길로만 이용해야 될 것 같은데요.""예. 탐방코스를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서 망경대를 거쳐 약수터로 하산하는 방향으로만 개방하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넓게 탐방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건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