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엉망진창 개사육장, 음식물폐기물 먹이기도

용인시 조치 이후 1개월... 개선됐는지 직접 탐사해보니

등록 2016.10.10 10:36수정 2016.10.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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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인구의 한 반려동물 생산업소. 물도 사료도 없는 빈 그릇과
			썩은 내가 진동하는 뜬장, 그 속에 한꺼번에 갖힌 개들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처인구의 한 반려동물 생산업소. 물도 사료도 없는 빈 그릇과
썩은 내가 진동하는 뜬장, 그 속에 한꺼번에 갖힌 개들의 모습이
충격적이다바른지역언론연대
지난 7월 22일, 한 포털 사이트 온라인 모금함에 '개농장에서 구조한 아이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용인의 한 개사육장에서 식용견으로 사육된 22마리의 개들을 구조해 경기도 화성의 한 유기동물 쉼터로 이동시켰다면서 개들의 중성화 수술과 백신 접종을 위한 비용을 후원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22마리의 개들이 발견 당시 좁은 뜬장(사육하는 개의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밑면에 구멍이 뚫려 있는 철창)에 6~7마리씩 방치돼 있었고, 밥그릇엔 음식물 찌꺼기와 오랜 시간 방치된 분뇨, 생닭 머리가 잘려있기도 했다면서 참혹했던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 모금글은 마감일인 지난 9월 30일, 목표액의 78%를 채우며 해당 모금함을 접한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샀다.

용인시는 동물생산업소로 신고된 1곳의 개사육장을 제외하고 6~9월 실시한 동물생산업소 전수조사 결과, 신고하지 않은 10곳의 반려동물 생산업소를 추가로 적발해 신고 조치 공문을 보낸 상태다. 또 식용견을 사육하는 사육장은 용인 내 40여 곳이 있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 규정한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사육장에 대한 행정조치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용인시의 이런 입장은 용인시청 누리집 '시민의 소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개사육장 관련 민원은 대부분 개 분뇨 냄새와 새벽에 개를 도살하는 소리로 불편하다는 내용 등이었다. 하지만 시의 답변은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사항이 없어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계도 조치'를 했다는 것뿐이었다.

심한 악취, 100여 마리 개들은 짖어대고...

바른지역언론연대
그동안 조치 요구를 받은 개사육장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민원에 대한 조치가 있고 1개월가량 지난 9월 22일 기자가 직접 두 사육장을 방문해봤다.

상태는 여전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심한 악취와 함께 100여 마리의 개들이 짖기 시작했다. 수백 미터 떨어진 마을에도 들릴 만큼 컸다. 반려동물 생산업소로 보이는 이 곳은 주인이 자리를 비운 지 꽤 됐는지 밥그릇과 물통은 비어 있었다.


수차례 주인을 찾았으나 인기척은 없었다. 용인시 확인 결과 이곳은 8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 달 계도조치 후 11월까지 폐업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어떤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확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아파트 단지와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처인구의 한 개사육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개사육장주는 "구청 직원이 한달 전 다녀갔지만 20년이나 해온 것을 하루아침에 없앨 수는 없지 않냐"라면서 항변했다. 개들은 온갖 오물로 가득한 뜬장에서 음식물폐기물로 보이는 사료를 먹고 있었다.


주인은 "근처 식당이나 학교에서 나오는 음식물폐기물을 수거하는 업체에서 받은 것"이라며 "대부분의 개사육장이 (음식물폐기물을) 사료로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공정을 거치지 않은 생잔반'은 사료로 사용될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시의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단체 '행복한 강아지' 박운선 대표는 "개는 사람과 교감이 가능할 정도로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이런 사육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심각할 것"이라며 "열악한 상태에서 사육되고 도축되는 현 개사육장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표창원 국회의원이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 통과로 지금의 개사육장 행태가 많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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