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진 피해학교서 1급 발암물질 백석면 검출

울산환경련, 피해학교 석면조사 결과 발표... "석면학교 전수 조사해야"

등록 2016.10.14 13:19수정 2016.10.14 13:19
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9월 12일 발생한 5.8 지진으로 울산 북구의 한 중학교 강당 천장등이 떨어져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9월 20일 현장을 방문해 피해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발생한 5.8 지진으로 울산 북구의 한 중학교 강당 천장등이 떨어져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9월 20일 현장을 방문해 피해를 파악하고 있다. ⓒ 울산시의회


지난 9월 12일 오후 7시 44분과 8시 32분께 경북 경주 남서쪽에서 규모 5.0,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인접도시 울산 여러 곳에서도 피해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울산지역 일부학교의 강당 천장 조명등이 부서지고 본관 건물과 강당 벽면에 균열이 생기는 등 84개 학교 및 4개 교육기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속하게 정비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관련기사 : 울산 학부모들 "지진·태풍 피해 학교, 면밀 점검해야").

학부모들의 우려대로 2차 피해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번 지진과 관련해 울산환경운동연합(아래 환경련)이 피해학교 석면조사를 한 결과 교실 내 먼지시료에서 1급 발암물질 백석면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학생과 교직원의 석면 노출 우려가 심각하다"라면서 "학교 석면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추가 비산 방지 및 정화 조치를 긴급히 실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지진으로 석면자재 파손되면서 석면 비산 발생"

14일 울산환경운동연합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 울산 동백초등학교(남구)와, 효정중학교(북구)에서 석면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울산 조사는 포항, 창원과 더불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서형수 의원실과 공동으로 진행했고 울산시교육청을 통해 석면학교 중 피해학교를 샘플링해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규모 5.8의 지진에 학교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는데, 층수가 높은 건물일수록 진동이 컸다. 해당학교에 사용한 석면함유 건축자재는 천장 텍스가 대부분이고 일부 벽체나 칸막이로 사용한 밤라이트(시멘트와 기타재료로 만든 스레트)가 있었다.


결국 지진 진동으로 건물의 가장 높은 층이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천장텍스가 떨어지거나 이탈한 곳도 건물의 가장 높은 층이 대부분이었다. 울산환경련은 "천장 피해는 주로 가장자리 위치에 부착된 천장텍스가 이탈했다"라고 전했다.

조사 당시 학교 측은 천장텍스가 떨어지거나 이탈한 부분에 응급 복구를 해놓은 상태였지만, 응급 복구된 부근 먼지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련은 "이는 지진으로 석면자재가 파손되면서 석면 비산이 발생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련은 특히 "조사 대상 2개 학교 모두 석면함유 건축자재를 사용한 학교로 확인됐고, 4개 학교는 비산된 교실 먼지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라면서 "먼지에서 석면이 검출된 학교 중에는 응급 복구 후 수업 중인 학교도 있어 교사와 학생들의 석면 노출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피해 학교는 청테이트포 임시조치하기도

피해를 입은 학교들은 지진 다음날인 13일 천장에 청테이프를 붙여 임시조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련은 "응급조치는 이해하지만 탈락한 석면텍스를 재부착함으로서 그 과정에서 비산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석면이 비산 먼지에서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응급조치 시, 작업자는 보호 장비도 갖추지 않았으며 석면 전문업체나 전문기관과 연결하여 처리하지 않았다"라면서 "국가나 지자체의 기존 석면대응정책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식의 관리 정책인데, 지진으로 인해 인위적인 접촉이 없어도 이탈, 파손, 낙하 등의 지진재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련은 "여진이 계속 이어지는 조건에서는 악영향이 계속 축적돼 비산의 위험성은 더 커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따라서 교육청은 시급히 석면학교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문제된 부분에 정화 작업을 제대로 해 계속되는 여진의 영향에 학생과 교사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또한 "석면교체의 중장기적 과제로 볼때 지진의 영향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는 학교부터 비석면 텍스로의 재교체에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울산환경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4. 4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