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장애인들, "음주, 졸음, 안전벨트 미착용 추방하자"

한국 교통장애인협회 군산시지회, 교통안전 캠페인 현장 스케치

등록 2016.10.20 10:49수정 2016.10.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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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2만3552건이고, 사망자는 4762명(하루 13명), 부상자는 33만7497명(하루 925명)이었다.
교통장애인들, '교통 3악 추방하자!' 외쳐
한국 교통장애인협회 군산시지회, 교통안전 캠페인 현장 스케치

 나두길 회장 선창에 따라 교통사고 예방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나두길 회장 선창에 따라 교통사고 예방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조종안

"안전운전 행복약속, 난폭운전 불행약속!
 아차하면 평생장애, 방심말고 조심하자!"

지난 17일(월) 오전 11시. 사단법인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군산지회(회장 나두길)가 주최한 교통안전 캠페인 참가자들이 외친 구호다. 이날 군산시청 광장에서는 장애인 및 시민 300여 명이 모여 교통 3악(음주운전, 안전벨트 미착용, 졸음운전 등) 추방 결의대회를 가졌다. 

구름 한 점 없는 청잣빛 가을 하늘로 울려 퍼진 교통안전 캠페인 구호는 운전기사의 책임의식 부재와 안전불감증으로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울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장애인 교통안전 전국 순례단 버스
장애인 교통안전 전국 순례단 버스 조종안

이기도 장애인 교통안전 캠페인 전국순례단장은 "우리나라는 매년 100만 건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발생률도 상위권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국가 1년 총예산의 10%에 육박한다"라며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 기조가 '국민행복'이고, 재난 및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안전처'까지 신설했으나 국민의 기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안타까워했다.

이 단장은 "우리 순례단은 교통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졸음운전, 안전띠 미착용, 음주운전 이 세 가지를 '교통 3악'으로 규정하고 <교통 3악을 추방하자!>는 슬로건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교통안전 캠페인에 나섰다"라며 "오늘의 군산 행사가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경각심을 일깨워 선진교통문화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기영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전북협회장은 "나날이 늘어나는 교통사고로 당사자의 삶이 무너지고 가정이 파괴되며 자녀들에게까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교통사고 캠페인을 통해 경각심을 주고자 한다"라며 전국 순례에 나선 회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그는 "교통사고는 정부와 관련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면서 질서와 법규를 지키고자 하는 높은 시민의식과 교통사고 근절 운동에 동참을 당부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경기도, 경북, 전남, 충남 등 전국의 시도지역 협회장 및 지회장을 비롯해 김양원 군산시 부시장,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 전북도의원, 군산시 의원, 김귀동 장애인협회 자문변호사, 채정룡 군산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 장종진 군산 장애인연합회 회장 및 임직원 등이 참석, 교통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교통사고로 인한 불행,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교통장애인협회 회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김양원 부시장
교통장애인협회 회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김양원 부시장 조종안

김양원 부시장은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해서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교통장애인협회 회원 여러분은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들로 교통사고의 쓰라린 경험과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오늘과 같은 캠페인 행사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군산시에서도 교통장애 회원 여러분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박정희 의장은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으로 하루에 13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고령자 교통사고는 OECD 국가 중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교통사고는 가정 파괴의 주범임에도 뺑소니, 과속, 음주운전 등 교통사고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보다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웃의 불행을 막고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서준, 특히 멀리서 참석해준 지역 회장 및 순례단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열심히 살다보니 표창도 받는다며 활짝 웃는 장병순 할머니
열심히 살다보니 표창도 받는다며 활짝 웃는 장병순 할머니 조종안

현장에서 만난 장병순(66) 할머니는 "나는 1990년 봄날 관광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1급 장애 판정을 받고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죽고 싶은 심정에 집에서만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에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교통사고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위로와 격려도 해주면서 지낸다. 교통사고로 인한 불행은 내 세대에서 끝내야지 후세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장 할머니는 "열심히 노력했더니 회원가입 16년 만에 표창장도 받는다"라며 활짝 웃었다.

나두길 회장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2만3552건이고, 사망자는 4762명(하루 13명), 부상자는 33만7497명(하루 925명)이었다. 이 수치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교통질서 의식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음주운전 근절, 안전띠 착용, 졸음운전 추방 등 교통질서 캠페인을 계속 전개해 나가겠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교통안전 캠페인을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나두길 회장
교통안전 캠페인을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나두길 회장 조종안

나 회장 설명에 따르면 (사)한국교통장애인협회는 교통사고 예방 활동을 통해 장애인 발생방지 및 장애인 복지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0년 1월 설립된 비영리 장애인 복지단체다. 군산시 지회는 교통사고 피해당사자인 회원들의 재활 증진과 권익보호, 장애 발생 예방을 위해 교통사고 피해자 상담 및 재활상담, 교통안전 캠페인, 순회교육, 봉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교통안전 캠페인은 나두길 회장의 결의문 낭독과 교통사고 예방 구호 제창으로 마쳤다. 아래는 나 회장이 낭독한 결의문 전문이다.

제18회 장애인 교통안전 전국순례 결의문

우리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교통장애인 회원은 <음주운전, 안전띠 미착용, 졸음운전 '교통 3악(惡)'을 추방하자!>는 구호가 전국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교통안전 캠페인에 임할 것입니다.

우리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신체 기능의 일부를 잃거나, 구조적 기능의 상실로 장애인의 삶을 살게 된 교통장애인입니다. 교통사고가 우리 삶과 가정에, 끔찍한 아픔과 좌절을 주었는지 뼈저리게 경험하고, 교통사고의 심각한 폐해를 먼저 깨달은 사람입니다.

이에 우리는, 현재의 교통 현실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우리 사회에서 교통사고를 추방하여 선진 교통문화를 달성하고 고귀한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는 데 앞장설 것을 결의합니다.

하나. 음주운전 교통사고, 패가망신 불러온다!   
하나. 안전벨트 생명벨트, 우리가족 지켜낸다!
하나. 깜박졸아 생긴사고, 죽음으로 바로간다!
하나. 안전운전 행복약속, 난폭운전 불행약속!
하나. 아차하면 평생장애, 방심말고 조심하자!

2016년 10월 17일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회원 일동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장애인협회 #군산시지회 #교통안전 캠페인 #나두길 회장 #안전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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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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