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홍보 기획 '만인보‘.
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기사 수정 : 2일 오후 4시 39분]청와대가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의 회사에서 만든 박근혜 대통령 홍보기획안을 활용했다는 물증이 나왔다. 관련 의혹을 부인한 청와대의 거짓말이 들통 난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차은택씨가 관여하는 광고대행사의 박근혜 대통령 홍보기획안 '천인보' 초안과 인터뷰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인터뷰 자료는 고스란히 청와대의 박 대통령 홍보 기획인 '만인보'에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차은택씨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측근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다.
앞서 지난 10월 초 JTBC가 "'천인보' 기획안과 청와대의 만인보 기획이 닮은꼴"이라고 보도했을 때, 청와대는 "천인보는 들어보지도 못한 이야기다. 만인보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차은택씨 회사의 대통령 홍보기획안, 청와대가 활용'천인보' 기획안을 만든 곳은 광고대행사 모스코스다. 지난해 2월 설립돼 8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차은택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홍탁씨와 김성현씨(향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을 지냄)가 연이어 대표를 맡았다. 김홍탁씨는 "차은택 감독과 연결된 회사는 모스코스"라고 밝혔고, 차은택씨의 회사인 아프리카 픽쳐스는 직원들을 이 회사에 파견했다. 모스코스는 사실상 차은택씨의 회사인 셈이다.
<오마이뉴스>는 모스코스 설립 직후 직원들이 지난해 2월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 관련 기사에 옹호 댓글을 달았고 이를 윗선에 보고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이완구 총리 옹호 댓글 달아라" 최순실 측근 회사에 댓글부대 있었다).
모스코스는 같은 달, '천인보' 기획안을 만드는 작업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00명을 만난 후, 이를 박 대통령과 국민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박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모스코스는 이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기획안의 제목과 내용을 조금 바꾸었다. 제목은 '만인보'로 변경됐다. 1000명을 만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신 숫자를 특정하지 않고,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뜻으로 '만인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 내용도 박 대통령이 이미 만난 인물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후 모스코스 직원들은 박 대통령이 만난 사람 중에 '만인보'에 실을 대상자를 찾아다녔다.
같은 해 8월 청와대는 만인보 기획을 내놓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널리 홍보했다. 여기에는 모스코스 직원들이 인터뷰한 인물의 이야기가 담겼다.
"차은택씨, 청와대·정부 쪽과 가깝다는 얘기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