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단 강제모금 의혹' 안종범 전 수석 긴급체포... 영장 방침

"주요 혐의 부인·핵심 참고인들에 허위진술 요구"... 직권남용 혐의

등록 2016.11.03 00:20수정 2016.11.03 00:20
2
원고료로 응원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검찰이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와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한 출연금을 강제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2일 밤 긴급체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안 전 수석을 조사하던 중 이날 밤 11시 40분께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안 전 수석이 "주요 혐의에 대해 범행을 부인하고, 출석 전 핵심 참고인들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고 체포 사유를 밝혔다.

또 "최순실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점을 고려할 때 정범인 피의자를 체포하지 않을 경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최씨를 도와 재단 설립과 대기업 상대의 800억원대 출연금 강제모금 과정에 깊이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 어떤 경위와 과정으로 재단이 설립됐는지, 모금 과정에서 직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누구의 지시를 받아 재단 출연금 모금을 도왔는지도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도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날 오후 2시께 조사를 받고자 검찰에 출석한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냐', '최순실씨를 아직도 모른다는 입장이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모두 말씀드리겠다"고만 반복하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침통한 심정"이라면서 "잘못된 부분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조사에서도 각종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모금에 개입했다는 증언과 정황은 검찰에 출석하기 전부터 줄기차게 나왔다.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지시로 SK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롯데그룹의 70억원대 추가 모금에 그가 관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안 전 수석이 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70억∼80억원 지원'을 의논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이런 행위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최순실씨를 지난달 31일 밤 긴급체포하고 2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그가 모금 과정에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다른 청와대 인사가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song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안종범 #최순실 #미르 #K스포츠재단 #박근혜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2. 2 군산 갯벌에서 '국외 반출 금지' 식물 발견... 탄성이 나왔다
  3. 3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4. 4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두려움에 떨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