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담화에 들러리 선 청와대 기자단

등록 2016.11.05 18:17수정 2016.11.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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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담화를 마친 후 청와대 기자단에게 걸어 내려가고 있는 모습 ⓒ 방송화면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담화를 발표할 때 침묵하면서 받아쓴 청와대 기자들은 '기레기 언론'의 실상이 무엇인지 국내외에 똑똑히 보여주었다.

청와대 기자단은 청와대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두 번에 걸친 대통령 담화에 질문하지 않기로 양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기자의 질문 자체를 받지 않겠다는 태도는 국민과 소통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하겠다는 독선과 아집이다.

그런데도 청와대 기자단이 이에 동의한 것은 언론의 자유, 공정 보도라는 차원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유린한 것이다. 또한, '이명박근혜' 정권 이래 뒷걸음질 친 한국 언론자유의 현주소를 국내외에 스스로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기자로서 자존심도 없는 무뇌아적 태도이며 매우 부끄러운 현실이다.

언론은 정치와 자본 권력의 감시 역할을 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 본연의 책무이자 존재 이유다. 박 대통령은 10월 25일 함량 미달의 90초짜리 담화를 발표해서 사과가 아닌 거짓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 세계가 손가락질하면서 주시하고 있음에도 4일 두 번째 담화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차이라면 90초가 9분으로 늘어난 것뿐이다.

전국민을 절망과 분노에 빠뜨린 '박근혜 게이트'에 대해 박 대통령 자신은 '국익'을 위한 '선의'였고, 모든 무법과 일탈은 자신과 무관하거나 인지조차 못 했다는 식의 '변명'과 '꼬리 자르기'로 일관했다. 자기도 피해자라면서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계속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철면피한 모습을 드러냈고, '국가 위기상황'을 이유로 '단합'과 '협조'를 주문했다. 현재의 위기와 국정 공백을 초래한 자신에 대한 반성 없는 담화는 하야와 탄핵을 외치는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청와대 기자단은 이런 반민주적 정치 쇼에 동참하면서 정치권력의 노리개로 전락한 것이다.

'박근혜 게이트'에 대해서는 언론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동안 최순실 등을 둘러싼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언론은 본연의 책무를 수행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심지어 최순실과 일부 고위 공직자의 범죄행각과 국정농단이 자행되도록 들러리 역할을 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이 최소한 지난 수년간 박근혜 정권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보도를 제대로 했다면 대통령이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범죄와 비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청와대 기자단은 대통령이 언론을 이용해 국민을 속이고 공작 정치를 하는 것에 멍석을 깔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국기 문란 범죄에 대한 대통령의 변명과 꼬리 자르기 행사를 방조했다. 청와대 기자단은 연이은 반언론적 작태에 대해 전 국민에게 사과하라. 다시는 정치권력의 노리개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고 밝혀라. 언론이 더는 역사에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최순실 #청와대 기자단 #박근혜 #대국민담화 #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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