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최순실 명품신발'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출석 도중 벗겨진 최씨의 신발이 출입문 인근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연합뉴스
10년 넘게 경제지 편집기자 생활을 거쳐 2015년부터 2년여 취업 창업 등 일자리와 관련된 이슈를 다뤘다. 그러다 지난 5월 <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로 입사했다. 다소 무거운(?) 나이와 경력이었지만, 이직을 하면서 내심 '과거나 현재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취재력이 뛰어난 기자들에게 맡기고 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다'는 다짐도 있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로 6개월, 조직에 몸담는 대신 자신의 일과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1인기업가'들의 삶과 일을 조명한 기획 '1인기업시대'를 연재했다. 개인적으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이후 우리 아이들이 살아나가야 할 미래 한국의 앞이 보이지 않았다. 부모로서, 기자로서 절망도 했다. 그러나 2년여 취재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완전히 바뀐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도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스스로의 취재 영역을 한정 짓고, '우리 아이들의 또다른 미래'를 기획하고 준비하던 때, '박근혜 게이트'가 터졌다. 느닷없이 예정에 없던 '현재'로 소환됐다.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일주일 만에 해외 잠적이 예상됐던 최순실씨가 10월 30일 갑작스럽게 귀국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31일 오후 1시쯤 데스크로부터 최씨의 검찰 출석 현장 스케치 지시가 떨어졌다.
창업 관련 포럼이 열리던 판교에서 부랴부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카메라와 취재진들의 자리경쟁이 치열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은 이미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얼떨결에 온국민의 관심사인 현직 대통령의 비선실세의 검찰 출석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된 것이다. 에쿠스 승용차, 꽁꽁 싸맨 뒷모습, 벗겨진 프라다 구두 한 켤레 그리고 시민이 던진 개똥까지.
이날 대학생들과 진보 시민단체는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울분을 터트렸고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찍은 보수단체 시민들까지 한목소리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그동안 수많은 스타트업과 소셜벤처를 취재하며 '세상을 바꾸고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해보겠다'는 그들의 동기와 열정에 감동했다. 그러나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지 않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한 발자국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그 현장에서 깨달았다.
'자기주도 끝판왕' 200만 촛불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