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등생 "3.1운동과 4.19때도 학생들이 나섰다"

롯데백화점 앞 7천 촛불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록 2016.12.10 21:08수정 2016.12.1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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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시민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고 있다 ⓒ 박석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고령의 청소노동자까지 모두가 하나같이 외친 것은 "박근혜 퇴진"이었다.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도 촛불을 들고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을 꽉 메운 시민들의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10일 오후 5시부터 열린 울산시민 촛불집회는 7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공연과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어 시민들은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 사무실까지 행진을 하며 '새누리당은 공범, 해체'를 외쳤다.

이날 시민들은 어제(9일) 있었던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을 반기면서도 "이게 끝이 아니다, 퇴보한 민주주의를 정상화 시키는 날까지 촛불을 들자"며 하나같이 경계심을 늦추지 말자고 했다.

촛불집회 주최측인 울산시민행동은 "지난주까지 모금활동과 박근혜 퇴진 현수막 300여 장 판매로 모두 1108만 원이 모였다"면서 "촛불 장기전을 대비해 모금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견제, 국회의원 소환 제도 촛불로 만들자"

이날 촛불 집회가 열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주변에서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진보단체, 정당이 시민들에게 무료로 초와 노란리본을 나눠주고, 현대차노조는 차량으로 간이 커피점을 차려 시민들에게 커피와 녹차 등을 제공했다. 촛불집회에는 연인 혹은 가족단위의 참석자들이 많이 참석했고 롯데백화점 앞 차로 3개 차선까지 차지해 추운 날씨에도 끝까지 발언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노옥희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수석부본부장은 "촛불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세상을 바꿔야 한다"면서 "검찰을 견제하고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제도를 촛불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이 우리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현재 노조 조직율은 10%밖에 안된다"면서 "노동자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불법으로 치부하며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바꿔내는 촛불이 되자. 학교와 직장 곳곳에서 이야기하자, 생활을 바꾸는 촛불이 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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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시민 촛불집회에서 서민태 초등학교 교사와 김만현 무소속 남구의회 의원이 탈핵을 홍보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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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시민 촛불집회에서 현대차노조가 시민들에게 무료 커피를 대접하고 있다 ⓒ 박석철


울주군 언양에서 온 '애 둘 엄마'는 "탄핵 가결을 예상하고 TV를 봤는데 역시 가결이 됐다. 더 열심히 촛불집회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촛불이 모여 탄핵을 이뤘다. 시민 여러분 행동하고 동참해 주십시오, 숟가락만 얹는 시민은 되지 맙시다"고 했다.

또한 "3.1운동 때 '불순세력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그런 시간에 학생들은 공부나 해라'고 한 사람이 매국노 이완용이다. 지금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이완용과 똑같다"고 덧붙였다.

남구 옥동에서 온 '시우 엄마'는 "여기 모이신 시민들이 존경스럽다"면서 "보험회사 방문사로 일하는데 한 건축회사 사장이 '왜 박근혜를 괴롭히나, 다른 대통령도 그 정도는 한다'고 하더라"면서 "이 자리에서 묻고 싶다, 당신은 건축자재에 깔려 일하던 노동자가 죽으면 사람과 자재 중 누구부터 챙겨온 사람이냐고" 라고 되물었다.

울산대학교 이지희 학생은 "탄핵은 국민의 승리라 기쁘다"면서 "아직 헌재 판결이 남아 있고 갈길이 멀다. 박근혜가 자진사퇴하도록 시민들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개헌을 통해 정권을 고수하려고 한다, 우리가 국민주권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주권 되찾는 날까지 촛불을 들고 싸울 것"이라고 외쳤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는 "재벌들이 박근혜에게 돈을 갖다바쳐 노동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 1만5000명, 정규직 45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해고될지 모른다, 현대중공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리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경련과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박근혜는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박근혜, 빨간옷 입고 '준비된 대통령'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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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시민 촛불집회에서 연인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석철


울산 남부초등학교 유현석 학생이 단상에 올랐다. 이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할때마다 '친애하는,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국민을 친애하고 존경하는 모습이 아니다"면서 "친애하고 존경한다면 사퇴하시라"고 말했다.

이어 "왜 학생들이 촛불을 드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4.19 혁명때 앞장서다 희생된 이도, 3.1운동의 유관순도 모두 학생이었다"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인 김순자 자부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는 기호 1번, 나는 청소노동자 후보 기호 7번으로 겨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청소노동자가 청소나 하지 왜 야단법석을 떠나'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치하는 것을 보니 앞이 안보여 후보로 나서서 완주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박근혜는 빨간옷을 입고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지금 빨간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박근혜를 구속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정치가 많이 배우고 돈 많은 사람들만 하는 것인줄 알았다, 그 결과 청소노동자는 최저임금만으로 묶어놨다"면서 "그래서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것이다, 만약 김순자가 대통령이 됐다면 시민들이 이 추운날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두달 뒤인 그해 6월 16일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08만 원으로 살아갈 수 없다며 파업을 시작했다"며 "3년이 가까워 오지만 지금도 천막치고 늙은 노동자들이 파업농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와 상식을 가르쳐야할 대학에서 늙은 청소노동자들에게 8200만 원씩 가압류까지 했다"면서 "정몽준 전 이사장은 하야하라"고 외쳤다.
#울산촛불집회 #남구 삼산롯데백화점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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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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