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끌어낸 언론, JTBC뿐? 사실은...

[미디어 분석] TV조선·한겨레·오마이TV 등 돋보여... 실망스러웠던 지상파 3사

등록 2016.12.12 13:34수정 2016.12.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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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水能載舟 亦能覆舟, <정관정요>)."

민심의 풍랑이 청와대를 덮쳤다. 지난 9일 국회에서 대통령탄핵안이 가결됐다. 그 전 주말인 3일 촛불집회에서 200만을 훌쩍 넘는 국민이 "하야하라"는 외침을 보낸 덕분이다.

민심에 불을 댕긴 건 언론이다. <한겨레> <조선일보> 등 종이신문부터 <TV조선> <JTBC> 등 종편방송까지 합심해 몇 달 전만 해도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하던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1974년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집요한 취재로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켰던 워터게이트 사건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모든 언론이 비슷하게 기여한 것은 아니다. <단비뉴스>가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바꾼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사건을 이끈 언론 보도 면면을 분석했다.

단순 폭행 사건에서 '우병우게이트'로

비리는 뜻밖의 계기로 드러났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좀도둑 5명의 빌딩 침입 사건에서 시작했다. 한밤중 침입한 괴한들을 신고한 빌딩관리인은 이 사건이 대통령 사임으로 이어질 줄 꿈에도 몰랐으리라. 박근혜-최순실게이트도 다르지 않다.

시작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폭행 혐의였다.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대표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에게 거액 수임료를 지급했다가 재판 결과가 좋지 않자 금액 일부를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가 이를 거부하자 정 대표가 최 변호사를 폭행했고, 최 변호사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최 변호사가 받은 착수금은 20억 원. 전직 부장판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유리한 재판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받아낸 돈이다. 이로써 인맥으로 사법 체계를 우롱하는 전관예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촉발됐다.

법조비리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진경준 검사장과 역시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가 언론의 타깃이 됐다. 특히 진 검사장은 고위공직자재산공개 과정에서 게임회사 '넥슨'의 거액 주식을 뇌물로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아무리 캐도 끝이 없는 비리에 민심이 성을 내기 시작했다. 화살은 검사장 검증을 맡는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으로 향했다.


이 와중에 <조선>이 우 수석 개인 비리 정황을 최초 보도했다. <조선>은 7월 18일 자 보도에서 넥슨이 우병우 처가의 부동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로 ▲ 홍만표 변호사와 '몰래 변론' ▲ 아들 병역 특혜 ▲ 가족회사 통한 탈루 등 각 언론사에서 우 수석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언론은 사설을 통해 '우병우게이트'를 정면에서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8월 17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우 수석과 관련한 8개 사설을 썼고, 보수신문인 <동아일보>도 8월 말까지 6개 사설을 통해 우 수석의 즉각 사퇴와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a  8월 한 달간 <동아>가 내보낸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사설. 보수 신문인 <동아>는 하루 간격으로 우 수석의 사퇴를 주장했다.

8월 한 달간 <동아>가 내보낸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사설. 보수 신문인 <동아>는 하루 간격으로 우 수석의 사퇴를 주장했다. ⓒ 신혜연


송희영 주필 낙마와 <조선>의 침묵

청와대는 우 수석을 적극 두둔했다. 개각을 하면서도 우 수석만은 민정수석 지위를 유지했다. 언론을 향해 반격까지 했다. 우 수석 사퇴 압박이 거세지던 8월 21일, 청와대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우 수석을 지키기 위해 국내 언론을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우 수석 비리 의혹을 처음 밝혀낸 <조선>을 두고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 지칭했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도 8월 22일 자 '아침신문 솎아보기' 코너에서 '청와대가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 불렀다'를 기사 제목으로 뽑아 중요하게 전했다.

우 수석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줄어들기는커녕 더 심해졌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진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8월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조선> 송희영 주필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억 원 상당의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이날 송 주필을 보직 해임했다. <조선>에서 우 수석에 대한 비판 보도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김진태 의원은 송 주필 비리를 폭로하면서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 수석 비판 보도를 잠재우려는 청와대의 공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a  <조선>에 실린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보도 건수. 하루 평균 3건씩 꾸준히 이어지던 보도는 송희영 주필 낙마 이후 0으로 수렴하기 시작했다. ⓒ 신혜연

<조선>에 실린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보도 건수. 하루 평균 3건씩 꾸준히 이어지던 보도는 송희영 주필 낙마 이후 0으로 수렴하기 시작했다. ⓒ 신혜연 ⓒ 신혜연


<TV조선>이 흘린 미르·K스포츠 실마리

변화의 동심원은 다른 곳에서 퍼져 나왔다. 다른 언론들이 우 수석 관련 보도에 매진할 때, <TV조선>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다. 이진동 사회부장이 이끄는 <TV조선> 특별취재팀은 7월 26일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모금 지원' 보도로 안종범 수석이 기업들로부터 미르재단 기금을 모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  <TV조선>은 7월 말부터 미르 재단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은 7월 말부터 미르 재단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 TV조선 화면 갈무리


<TV조선>은 8월 중순까지 미르·K재단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취재과정에서 미르재단과 K재단이 ▲ 사업계획서까지 똑같은 쌍둥이 재단이며 ▲ 엉터리 회의록을 올리는 등 허술하게 운영되고 ▲ 안 수석과 차은택이 재단에 깊이 관여했으며 ▲ 기업들이 원치 않게 거액의 돈을 출연했다는 점 등이 밝혀졌다. 특히 <TV조선>은 단독보도를 통해 미르·K재단과 청와대의 연관성을 상당 부분 밝혀냈다. (▲ 7.28 '미르 모금 기업 불만 많았다' ▲ 7.28 '안종범, 미르재단 사무총장 사퇴 종용' ▲ 8.4 '케이스포츠, 대통령 순방행사 참여' ▲ 8.11 '미르, 대통령 순방 TF에 참여.. 비선조직이었나?' ▲ 8.12 '미르·케이스포츠 행사마다 등장하는 박 대통령')

그러나 후속 보도는 8월 18일을 기점으로 한 달간 뚝 끊긴다. <TV조선>은 9월 20일에야 다시 미르·K를 뉴스보도에 등장시켰다. 그나마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미르·K 관련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전달에 그쳤다. 8월 21일 청와대로부터 "부패기득권 세력"이란 비판을 받은 시점과 후속 보도 중단 시점이 절묘하게 겹친다.
a  <TV조선>은 8월 중순 이후 한동안 미르·K 재단 관련 보도를 중단했다.

은 8월 중순 이후 한동안 미르·K 재단 관련 보도를 중단했다. ⓒ 신혜연


<한겨레>, 진실이 감춰졌을 법한 밑바닥을 훑다

그렇게 묻힐 뻔했던 사건은 <한겨레> 후속 보도로 되살아났다. <한겨레>는 최초로 미르·K재단과 최순실의 연결고리를 밝혀냈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의 서막을 연 셈이다. <TV조선>과 달리 주요취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로지 '발품 팔이' 취재로 이룬 결과물이다.

7월 말, <TV조선> 보도를 접한 <한겨레>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 "TV조선이 보도하지 않았다면 미르재단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한겨레> 김의겸 기자는 10월 10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 길로 취재팀을 꾸려 미르재단 취재에 착수했다. 워터게이트 특종 당시 우드워드를 이끌었던 'deep throat(핵심 제보자)' 같은 건 없었다.

"바닥부터 훑는 수밖에 없었다. 강남구 삼성동 인근 200~300m 반경을 샅샅이 훑으며 최순실을 아는 사람을 찾았다."

<한겨레> 박창식 전략기획실장은 지난 6일 종로 2가 '문화공간 온'에서 연 독자와의 만남에서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취재 뒷이야기를 그렇게 전했다. 누구 하나 쉽게 입을 떼지 않았지만, 끈질긴 취재 끝에 9월 20일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씨의 단골 마사지 센터장이라는 사실을 보도한다.

a  <한겨레> 박창식 기획실장이 지난 6일 독자들에게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국면에서 <한겨레>의 활약상을 설명하고 있다.

<한겨레> 박창식 기획실장이 지난 6일 독자들에게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국면에서 <한겨레>의 활약상을 설명하고 있다. ⓒ 박찬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취재였지만, 내부고발자가 없는 상황에서 진실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었다. 박창식 실장은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사건을 예로 들었다. 박 실장은 당시 실체를 파고드는 추가 취재가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 <세계일보>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건을 입수했지만, 이런 정황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어 '파문'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겨레>는 "미르·K재단 관련 비리를 집요하게 캐낸 끝에 '최순실'이라는 실체를 건져내는 데 성공했다"는 게 박 실장의 평가다. 후속보도도 '발품 팔이' 취재의 연속이었다. 삼성동 주민, 부동산 중개업자, 이화여대 교직원, 학생의 증언에서 캐낸 소소한 사실로 진실의 그물망을 엮어가면서 수많은 특종보도를 쏟아냈다.

a  <한겨레>는 9월 중순부터 미르·K 관련 단독 보도를 쏟아낸다.

<한겨레>는 9월 중순부터 미르·K 관련 단독 보도를 쏟아낸다. ⓒ 신혜연


<한겨레>의 고독한 특종

<한겨레>가 단독보도를 이어가는 와중에 어떤 언론도 후속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평소 단독 보도를 놓친 언론들이 너도나도 취재 경쟁에 뛰어드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한 달 넘게 '단독 레이스'를 치르던 <한겨레> 기자들은 흥이 나기는커녕 맥이 풀렸다고 털어놨다. 아무리 단독 보도를 쏟아도 세상은 고요했다. "이슈를 묻어버리지 않으려고 미르·K 관련 자료를 경쟁지 기자들에게 흘리기까지 했다." 박 실장의 말이다.

그데도 언론들의 '기이한 침묵'은 이어졌다. 특히 7월부터 단독보도를 이어가던 <TV조선>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을 <한겨레> 기자들은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특별취재팀을 이끌던 김의겸 기자는 9월 29일 <한겨레> 칼럼에서 <조선> 방상훈 사장에게 편지를 썼다. <조선>이 가지고 있는 '실마리'들을 보도로 내보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a  <한겨레> 김의겸 기자는 9월 29일 지면 칼럼에서 <조선>의 후속보도를 촉구했다.

<한겨레> 김의겸 기자는 9월 29일 지면 칼럼에서 <조선>의 후속보도를 촉구했다. ⓒ 한겨레


<TV조선>은 올해 10월 25일, 2014년 11월 3일에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의상실 영상'으로 불리는 이 동영상은 공개되자마자 큰 화제가 됐다. 영상 속에서 최순실씨는 의상들을 둘러보는데, 이때 최씨가 확인한 의상들은 모두 박 대통령이 얼마 후 해외순방에서 입었던 옷으로 확인됐다. 이영선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과 윤전추 3급행정관이 등장해 최씨의 휴대전화 화면을 옷으로 닦는 등 공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창식 <한겨레> 기획실장은 영상 공개 시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상황이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 새로 취재한 내용일 리가 없지요. 이미 이전에 입수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잖아요. 정부 고위관료들이 최순실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은 엄청난 영상이에요. 당연히 후속보도를 하고도 남을 사안인데, 그동안 왜 숨겼을까요?"

실제로 <TV조선>은 영상을 사전에 입수하고도 방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꾸려진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석해 <TV조선>에 2014년 해당 CCTV 영상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바로 보도되길 바랐지만 <TV조선> 측이 고씨의 신변과 검증 부족을 이유로 보도를 미뤘다고도 했다.

<TV조선>을 포함한 대부분 언론이 침묵하는 가운데 김 기자가 이끈 <한겨레> 특별취재팀은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으로부터 각각 '이달의 좋은 보도상'과 '제26회 민주언론상'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보도 내용은 고스란히 검찰 공소장에 담겼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 공소장에는 최씨가 대통령과 짜고 이사장 등 재단 주요 임원을 임명한 사실,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특혜를 준 사실,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을 모아 재단 출연을 강요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모두 <한겨레>에서 보도했던 내용이다. 반면 검찰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진행되는 내내 '언론 보도를 따라잡느라 급급하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100만 촛불 기폭제 된 <JTBC> 보도

국면을 크게 전환한 건 <JTBC>다. <JTBC>가 10월 24일 방송에서 최씨의 태블릿PC를 공개하면서 최씨가 국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공개됐다. 그동안 최씨 관련 언론 보도에 강하게 반박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보도 다음 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집권 초에만 도움을 받았다"고 변명했으나, 다음날 <JTBC>는 태블릿PC에 담긴 집권 중반기 문건을 공개해 박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얼마 뒤 최씨가 <세계일보> 인터뷰를 통해 '태블릿PC는 내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태블릿PC에 저장된 최씨의 셀프 카메라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종식했다. <JTBC>는 태블릿PC 분석을 비롯한 최씨 관련 보도를 이어가며 10월 27일, <뉴스룸> 시청률이 8.5%를 달성했다.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방송된 주말인 10월 29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최초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a  10월 24일 뉴스룸 방송 보도.

10월 24일 뉴스룸 방송 보도. ⓒ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결정타를 날린 건 <JTBC>지만, 묵묵히 최 씨의 그림자를 밟아온 <한겨레>는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한겨레>가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등장시켰고, 두 달간 불이 꺼지지 않게 이슈를 계속 끌고 갔다. JTBC만 기억하고 <한겨레>는 평가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나 서운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박 실장의 말이다.

<오마이TV> 등 인터넷방송 '현장 생중계' 큰 관심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이르기까지 언론 보도는 민심을 모으는 데 큰 구실을 했다. 특히 열악한 장비와 인력에도 불구하고 집회의 전 과정을 생중계한 <오마이TV>와 <팩트TV> 등은 집회 규모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들 매체는 집회참가자들에게 직접 마이크를 들이대는 등 형식에 구애되지 않는 방송 진행으로 여과되지 않은 국민의 육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모든 언론이 비슷한 기여를 한 건 아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발표 이후에야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한 언론이 대부분이다. 지상파 3사의 성적표는 특히 초라하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국면에서 단독보도는커녕 따라잡는 보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이제 모든 방송에서 최씨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모든 보도가 권력과의 유착관계를 날카롭게 조준하는 것도 아니다. ▲ 정유라 2세 ▲ 고영태의 직업적 배경 ▲ 최순실 종교 등 선정주의로 흐를 수 있는 보도도 적지 않다. <한겨레>가 이와 같은 내용을 취재과정에서 파악했으나, 보도할 때는 최대한 배제했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탄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언론의 역할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터뜨린 <워싱턴포스트> 기자 칼 번스타인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진실(the best obtainable version of the truth)'을 제공하는 것이 기자들의 역할"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벌써 한 달 넘게 주말마다 광장으로 향하는 국민은 한국 언론에게 '저널리즘'의 의미를 묻고 있다.

"이게 최선입니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최순실게이트 #박근혜 #탄핵 #한겨레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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