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시민혁명, 절반의 성공이다

헌법재판소·박근혜·여야정 협의체·국회 개헌특위에 바란다

등록 2016.12.13 17:46수정 2016.12.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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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게이트가 촉발시킨 시민혁명이 아직은 진행 중이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12월 9일 국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박근혜의 직무는 정지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정부는 모습을 바꿨다. 황교안이 박근혜정부에서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로서 보여준 모습은 떨떠름하지만 달리는 버스의 운전기사를 내리게 할 수는 없기에 그를 권한대행으로 인정한다는 것까지는 혁명을 이끌어온 시민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정안정에 시민들이 협조하겠다는 뜻이다.

먼저 헌법재판소에 바란다. 9인 재판관들의 정치 성향이나 소신이 이 사건에서는 그리 중요치 않으리라 본다. 박근혜가 헌법 수호자로서 본분을 지켰는지, 탄핵소추안에 명시되어 있는 위헌 위법 소지만을 따져서 포괄적으로 신속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국민 여론의 80%가 찬성하는 탄핵이고, 국회의원 78%가 가결 시킨 탄핵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재판관들은 자신의 판단이 대한민국 역사에 어떻게 남을 것인지 깊이 있게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그 고민은 빨라야 한다. 시민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오욕의 역사를 물리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걷고 싶어한다. 정권교체를 이루고, 그 정권으로 하여금 시민혁명을 완성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근원적인 악을 도려내는 임무를 주고 싶은 것이다.

박근혜는 피눈물이 어떤 것인지 실감한다고 한다. 국회의 탄핵 결과를 보고 직무가 정지 되고 나서야 피눈물 운운하는 모양이다. 2014년 4월 16일 304명을 바다에 수장시키고서도 자신의 책임을 방기 회피하려드는 자세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았던가. 어이없이 목숨을 잃은 사람들, 직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 가정파괴, 민생파탄 등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피눈물 흘린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박근혜의 피눈물은 자신의 죗값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에서 흘리는 눈물이어야지 '내가 이렇게 피눈물을 흘려요' 하고 입밖에 낼 수 있는 소리는 아니다.

국민들 눈에는 가증스러운 위선일 뿐이고 뻔뻔함으로 비칠 뿐이다. 박근혜는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대국민 하야성명을 발표하고 청와대를 나와야 한다. 특검에 협조해서 받아야 할 벌은 마땅히 받는 것이 박근혜가 마지막 할 수 있는 양심이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절대적 진리를 확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박근혜 본인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12월 13일 국회 여야는 정의당을 배제한 채 원내대표 회의를 했다. 여기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박근혜게이트의 시작과 함께 올바른 시민의 목소리를 견지해온 정의당을 배제한 것은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아니라는 이유이다. 원내 6석을 가진 정의당으로서는 밥 잘 지어놓고, 잘 차린진 밥상에 숟가락도 들지 못하는 찜찜한 형국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 국민들은 새누리당의 현 상황이 제 앞길 가누기도 힘들텐데 과연 여야정협의체를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의구심을 갖고있다. 비박, 친박, 탈당파로 사분오열돼, 갈팡질팡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이 자칫 정치권의 위기감으로 보여지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기왕 '여야정협의체'를 만든다고 하니 여야정협의체에 몇가지 바라고 싶은게 있다.

첫째, 황교안대행체제를 감시하고, 박근혜 복귀를 음모하는 자들을 철저히 응징하라.

둘째,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배치, 한일군사정보협약 등 박근혜 정부가 황당하게 밀어붙이려 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백지화 하라.

셋째, 헌법재판소가 빠른 시일 내에 탄핵소추안에 대해 인용 결정문을 낼 수 있도록 헌재를 압박하라.

넷째, 공정한 대선룰을 만들고, 평화롭고 질서있는 대선관리 내각을 구성하라.

이외에도 바라는 것은 많지만 위 네가지는 먼저 바라고 싶다.

여야정협의체 구성과 함께 국회는 국회 내에 '개헌특위'를 만들고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으로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시민혁명 진행 중에 개헌을 입에 올렸던 김무성, 손학규, 김종인, 박영선 등 이들에 대해 국민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는 본인들이 잘 알 것이다. '불난 집에서 군밤 구워먹으려 한다'는 뉴스 진행자의 일침이 민심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

개헌을 논의 하자는 것에는 동의 할 수 있다. 좋은 헌법을 갖겠다는 것인데 국민 된 도리로서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현재의 헌법은 개정 된지가 오래여서 현시기 대한민국 실정에 맞게 고쳐야 할 것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시기가 문제이고, 내용이 문제가 되리라 본다.

지금 개헌 논의를 하자는 쪽은 권력의 형태를 두고 '이원 집정제 또는 책임 국무총리 내각제'라는 골자를 갖고 논의 할 것으로 본다. 내각제 개헌이라는 표현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들은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표현을 쓰리라 예상된다.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하면 국민들에게 '눈 감고 아웅' 식으로 어느 정도는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헌 논의라면 어떨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선거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당명부 비례대표, 중대선거구, 결선투표제는 반드시 도입 되어야한다. 현재 5년 단임의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상해 임시정부로 확실히 못박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논의와 함께 대선 출마자들 중에 지금 시기에 개헌 하자는 분들은 민심을 헤아려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 임기 중에(특정한 시기를 못 박아서) 이렇게 개헌을 하겠습니다' 하고 공약을 걸고 나와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이번 시민혁명을 이끈 국민들에게 갖출 수 있는 예의이다.

아직 시민혁명은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악의 근원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는 빗자루 혁명이 되어야 한다. 혁명의 완성은 박근혜의 탄핵과 함께 조기 대선을 통해 들어서는 정부, 민심에 의해 정부가 들어설때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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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의 필자 동화면세점 앞에서 박근혜 퇴진 표지를 들고 서 있는 필자 ⓒ 조덕섭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참여네트워크 공동대표입니다.
#시민혁명 #명예혁명 #빗자루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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