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국회 전경
권우성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1980년 설치) 때 개정한 헌법은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 규정 중 기존의 "외국군대의 지위에 대한 조약" 규정은 삭제했다. 그리고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규정을 "'중요한' 국제조직에 대한 조약"으로, 또한 "국가와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을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규정으로 바꿨다.
그러나 '중요한'이라든가 '중대한'이라는 수식어는 얼마든지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조약 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결정적으로 약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보위 헌법 규정을 현 헌법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게다가 동 조항 중 유신헌법에서조차 규정하고 있었던 "외국군대의 지위에 관한 조약"라는 내용이 국보위 헌법에서 삭제됐는데, 현 헌법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삭제했다.
또한 프랑스 헌법 제1조 제1항 "프랑스는 지방분권으로 이루어진다"는 규정처럼 공화국의 지방적 성격을 분명히 제시할 필요도 있다.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기실 지역 민주주의의 연방으로의 확대 과정이었다.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의 지향은 바야흐로 세계적인 추세이다. '무늬만 자치'인 지방자치제는 재정 범주의 자립을 헌법상으로 명문화돼 진정한 지방분권과 자치가 실현돼야 한다.
아울러 심각해지는 지역주의 해소를 위하여 "연방의 최고정부기관은 각 주 출신의 공무원이 적절한 비율로 채용해야 한다(독일기본법 제36조)"처럼, 지역 차별 금지 및 지역균형 원칙이 기본권의 차원에서 존중되고 헌법에도 명문화될 필요성이 있다.
프랑스 24차례나 헌법 개정... 헌법, 신성불가침은 아니다흔히 헌법이라고 하면 '금과옥조'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예를 들어, 프랑스는 2008년 현재까지 무려 24차례나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번 대통령 탄핵에 애를 타게 만들었던 재적의원 2/3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헌법 규정도 본래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통령 탄핵에도 재적의원 과반수만의 의결로 가능했던 헌법 규정이 이었다. 그런데 유신 직전인 1969년 개정한 헌법에서 대통령 탄핵을 어렵게 하기 위해 현재와 같이 재적의원 2/3의 찬성으로 수정하였다.
대통령의 궐위 혹은 판결로 자격 상실 때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규정도 이전 헌법에는 즉시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했거나 혹은 3개월 이내에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심지어 맞춤법이 잘못된 '부끄러운' 헌법 규정도 있다. 즉 헌법 제72조 규정 중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연히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수정해야 한다. 이러한 착오는 헌법 제130조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헌법 제53조 4항의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도 "재의에 부치고"로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헌법 제76조 제5항 "대통령은 제3항과 제4항의 사유를 지체 없이 공포하여야 한다"에서 사용된 '공포'라는 용어는 "법률 제정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공포'와 달리 '단순한' '발표' 혹은 '공표(公表)'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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