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봉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는 촛불무대에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희
투쟁하고 연대한 노동자, 무대에 올라야 10년을 싸웠다. 시작은 나만을 위한 투쟁이었다. 싸움을 이어오면서 사회가 돌아가는 민낯을 보게 됐다. 어느 순간, 나만이 아니라 노동자를 위해서 싸워야 했다. 권력자들이 노동자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똑똑히 봤다. 그래서 이 싸움은 우리만의 싸움이 아니라 전체가 같이 싸워야 하는 것이다. 10년 어려웠다. 가족부양도 제대로 못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평생 못 잊을 거다. 그렇다고 후회 하지 않는다. 힘들지만 같이 싸우면 사회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쟁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연대투쟁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이 왜 해결되지 않나 돌아보니 그 뒤에는 최순실 게이트, 블랙리스트가 있었다.
콜트콜텍,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투쟁에 연대한 사람들이 다 블랙리스트에 있다. 그렇다면, 블랙리스트들이 포함된 사업장은 어떨까. 안 봐도 비디오다.
박근혜 캠핑촌이 만들어지고 70일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주말마다 촛불집회도 진행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촛불을 들고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한때는 그렇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배제되고 일류 가수들만 무대에 오른다는 비판이 있었다. 투쟁하고 연대한 노동자들이 무대에 오르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이유는 이렇다. 대다수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일반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멋진 가수나 배우가 입은 옷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면 시민들이 반응은 크고, 파장도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나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존재하는 거다.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금은 자연스레 노동자들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광장은 이런 거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서로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거란 걸, 우리는 촛불광장에서 배웠다. 투쟁은 힘들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힘이 나고 신이난다.
그래서다. 광장에서 노동자들이 왜 투쟁을 하는지, 거리에 나와 무슨 말을 하는지, 짜증내지 말고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노동으로 시작해서 노동으로 끝나는 게 사회다.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올바르게 가지 못한다. 같이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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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투쟁, 그 뒤에 최순실 게이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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