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가 온천하는 곳, 전철로 떠나볼까요

[서규호의 낭만 일본기차여행 52] 나가노전철 로망스카의 영광을 그대로 특급유게무리~논비리호

등록 2017.02.06 14:54수정 2017.02.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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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원숭이들이 여름보다는 겨울에 탕에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하니 이번 주말 아이들과 원숭이 온천의 특별한 경험을 하러 나가노로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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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게무리논비리호 나가노역에서 출발준비중인 유게무리논비리호 ⓒ 서규호


겨울이 긴 일본 내륙의 나가노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의 한복판을 달리는 철도가 있습니다. 바로 나가노전철(長野電鉄)로 나가노역(長野駅)에서부터 유다나카역(湯田中駅)까지 나가노현의 그림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열차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특급유게무리~논비리호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열차이죠? 바로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오다큐전철(小田急電鉄)의 대표 열차인 오다큐로망스카 10000형이 이곳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유명열차의 제2의 시대"를 바로 이곳 나가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도쿄의 신주쿠와 하코네유모토를 연결하던 로망스카가 오다큐전철에서 이곳 나가노로 이사를 와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힘차게 나가노와 유다나카온천을 왕복 운행합니다. 역시 열차의 특징은 전망석이 있다는 것이죠. 28명만 앉을 수 있는 빨간색과 하얀색이 조화를 이룬 좌석을 보면, 예전의 영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열차는 천천히 나가노역을 출발합니다. 특이하게도 지하에 역이 있습니다. 천천히 운행하는 관광열차로 출발 후 나가노지방의 멋진 풍광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열차 여행시 관광지에 대한 설명도 방송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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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게무리논비리호 유게무리논비리호전망좌석 ⓒ 서규호


열차는 나가노의 평원을 달리며 지쿠마강(千曲川)이 보이는 무랴아마다리(村山橋)를 건넙니다. 중간 기착역인 오부세역(小布施駅)에 잠시 내려 봅니다. 인구 1만2천명도 안 되는 이 작은 마을에 열차를 타다가 내린 이유는 바로 연간 1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오부세밤(小布施栗)으로, 역에서 내리면 여러 밤 모양의 그림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곳에서 생산된 밤으로 만든 화과자(和菓子)는 그 품질이 우수해 일본에서도 최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곳의 맑은 물로 만든 지주(地酒)는 그 맛이 일품입니다.

오부세에 관광객이 모이는 다른 이유는 바로 에도 시대에 이 곳에 찾아와 미술 활동을 한 '가쓰시카호쿠사이(葛飾北齋)'의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 미술관인 호쿠사이칸(北斎館)이 이곳에 있기 때문 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예전 JRPASS 배경으로 쓰인 그림을 그린 사람이기도 합니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일본 시골의 소박한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다시 오부세역에 와서 열차를 타고 사쿠라자와역(桜沢駅)을 지날 때 쯤 열차는 천천히 이동하는데 바로 호쿠신오악(北信五岳)을 조망하기 위해서입니다. 그야말로 풍경화를 눈으로 보는 듯한 장관입니다.

천천히 열차는 산속 오르막을 오르며 산중으로 들어갑니다. 차내에서는 가벼운 식사와 음료수 등을 판매하는데 나가노에서 생산되는 특색 있는 여러 향토도시락이 판매됩니다.

드디어 열차는 종착역인 유다나카역에 도착합니다. 역 앞에는 역시나 온천마을을 상징하듯 무료족탕이 있습니다. 이 조그마한 역에는 사람들이 한 곳으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모이는데, 바로 원숭이 온천이 있는 지고쿠다니(地獄谷)로 이곳 유다나카역 앞에서 버스로 25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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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부세 밤으로 유명한 오부세거리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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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나카역족탕 온천으로 유명한 유다나카역앞 무료족탕 ⓒ 서규호


여러분도 기억하실는지 모르겠는데 몇 년 전 모 항공사 광고에 나온, 원숭이가 온천을 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그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곳 지고쿠다니로 원숭이들의 천국입니다. 정식명칭은 지고쿠다니야엔코엔(地獄谷野猿公苑)으로 입장료를 내면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저기서 원숭이들이 뛰어 다닙니다.

슬슬 냄새도 올라 오구요. 원숭이만의 특이한 냄새. 날이 춥고 눈이 오면 원숭이들은 저마다 탕에 들어가서 온천을 즐깁니다. "참 원숭이 팔자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숭이들이 여름보다는 겨울에 탕에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하니 이번 주말 아이들과 원숭이 온천의 특별한 경험을 하러 나가노로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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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온천 원숭이가 즐기는 온천천국 지고쿠다니야엔코엔 ⓒ 서규호


◆ 운행일 : 매주 토, 일 일본휴일
◆ 운행시간 : 나가노역 11시 01분 출발-->12시 24분 유다나카역 도착
유다나카역 12시 35분 출발-->13시 43분 나가노역 도착
◆  요금 : 1260엔(편도)
#유게무리논비리호 #나가노관광열차 #일본철도여행전문가서규호 #지고쿠다니야엔코엔 #오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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