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번호 공개에 따른 교사들의 불편함
김도희
그렇다고 불편함 때문에 이를 거부하기는 힘들다. 대부분 교사는 원장과 학부모의 눈치에 어쩔 수 없이 번호를 공개한다. 한 보육교사는 "개인 전화번호를 안 알려드렸더니 '섭섭하다' '딱딱하다'고 하시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화번호를 공개하면 학부모와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다수의 교사는 근무 시간 외에 오는 연락에 소통보다는 압박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연락을 받지 않으면 눈치가 보여 다시 연락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해당 게시물에 "나는 평일 7시 이후로 전화, 문자 안 받는다. 근무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말에도 보지 않는다. 한번 받아 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다른 댓글도 번호를 공개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학부모 눈치에 프로필 사진도 내 마음대로 못해불편함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전화번호는 카카오톡과 같은 SNS 계정과 연동되기 때문에 번호가 공개되면 자연스레 교사의 SNS 계정이 학부모에 노출된다. 때문에 교사는 사진을 올리는 것도, 글 쓰는 것도 마음 편히 할 수 없다. 그래서 번호를 공개한 다수의 교사는 SNS에 게시물을 잘 올리지 않는다.
한 보육교사는 "방학 때 교사가 여행 가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시선들이 많다. 그래서 이에 대해 교사 집단에서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올리지 마라' 혹은 '뭐 어떠냐'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경험에 따르면, 프로필 사진은 학부모를 의식해 아이들 사진을 해 놓는다.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부모님들께 번호 공개하면 프로필 사진 마음대로 못 하겠죠…? 번호 공개하신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시나요?"라는 글에 "번호를 공개하면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메시지에 신경 써야 한다. 전에 우리 원 선생님 한 분이 상태 메시지에 글을 올렸다가 학부모가 자기한테 하는 말이냐며 찾아와서 난리 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 커뮤니티에는 "어머님이 '선생님 많이 힘드세요? 선생님 카톡 보니까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원장님께 들어가서 난감했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