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풍' 기다리며 '당심' 잡기 나서는 홍준표

초선 의원 간담회서 '경험' 강조하며 대권 의지 밝혀

등록 2017.03.08 15:55수정 2017.03.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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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부상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당내 초선 의원들과 만났다. 주요 현안을 두고 대화를 나눈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상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추진된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 조기대선이 가시화하자 홍 지사가 직접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당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경남도지사 당선 이후 6년 넘게 여의도를 비운 홍 지사는 20대 초·재선 의원과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향후 한국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당 전체 의원의 4분의 3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8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홍 지사와 초선 의원들의 간담회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된 셈이다. 모임을 주도한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은 "당 대표까지 지낸 4선 의원 출신의 홍 지사님은 저희 당의 대선배시지만 지방행정을 하시는 바람에 초선 의원들과 교류가 없었다"며 "의원님들의 제안에 따라 홍 지사님을 모시고 현안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강효상·김석기·민경욱·윤한홍·전희경·정종섭 등 당 소속 초선 의원 30명이 참석했다.

이날 만남을 자신에 대한 "청문회"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홍 지사는 경륜을 부각시키며 이번 대선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2007년 대선을 치러봤다, 대선을 치러본 경험은 당내에서 제일 많다"며 "세 번의 대선을 중심에서 치렀기에 다음 대선에 대한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곧 탄핵 여부가 결정되면 정치 일정이 숨 가쁘게 전개될 것"이라며 "우리 당이 의기소침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홍준표 "우파가 힘 합치면 가능성 있다"

그는 약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의원들이 기가 좀 죽어있어서 의원님들 기 살리는 이야기를 좀 했다"며 "'어차피 (대선은) 진영싸움이고 5:5 게임이다, 탄핵 여부에 따라 전열을 재정비하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 지사는 당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는 내부 지적과 관련해 "국회의원을 어떻게 청산하나, 알아서 일선에 안 나오면 된다"며 "선출직(공무원) 청산은 국민이 하는 것이므로 다음 선거 때 청산 여부가 결정되는 것"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친박' 세력이 알아서 뒤로 빠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대선주자로 나설 경우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동남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향후 대선판에서 승산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홍 지사는 "우리나라의 우파와 좌파를 나누면 6:2 정도다, 우파 세력들이 힘을 합치면 (대선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며 '범보수 연대'를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주최자 격인 강효상 의원은 "(홍 지사의) 부인이 전북 출신이시고, (홍 지사 본인은)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며 "영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지지받을 수 있는 당의 중요한 후보이자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벌써 바른정당 (대선) 후보들보다 (홍 지사의) 지지도가 더 높게 나오지 않나"라면서 "(홍 지사가) 본격적으로 대선에 뛰어든다면 높은 지지율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홍 지사의 당원권 정지 문제도 거론됐다. 그는 2015년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최종심에서 무죄가 확정되기 전에 당원권을 회복하려면 당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강 의원은 "사실심(항소심)인 2심에서 무죄가 났기 때문에 법률심인 대법원 판결과 상관없이 유·무죄 관계는 이미 끝난 것"이라며 "무죄추정의 원칙과 사실심 판단에 따라 (홍 지사의) 당원권을 회복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강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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