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이민선
416 세월호 희생자들 합동 분향소가 있는 안산 화랑유원지 유족 대기실에서 모처럼 환호성이 울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자 유족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호 희생자를 구조하지 않은 것이 대통령 파면 사유가 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학생 민지 아빠 김내근씨는 "기쁘긴 하지만, 너무 열 받는다. 세월호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이 대통령 파면 사유가 안 된 게 정말 짜증스럽다. 그게 제일 관심사였다. 누가 자기 보고 구하라고 했나, 최고 책임자이니 명령만 하면 되는 건데"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래도 가슴 졸였는데, 후련하다"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영란이 엄마도 "기쁘긴 한데, 세월호 피해자 구제하지 않은 게 1순위 파면 사유가 돼야 하는데, 그게 문제가 없다고 하니 화가 난다.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단원고 영석이 아빠 오병환씨는 "세월호가, 파면 사유가 안 된 게 아쉽지만, 앞으로 박근혜 구속 수사하면 7시간 의혹 밝혀질 것이다. 또 정권 바뀌면 세월호 문제 적극적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질 사람 책임지게 해야 할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세월호 유족 대기실에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그동안 함께 활동한 안산 시민 박찬희(여)씨도 있었다. 박씨는 "세월호 문제가 파면 사유 안 된다고 할 때 굉장히 불쾌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에 희망도 보이고. 진실 밝히는 데 애써야 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고 전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를 발표하기 몇 분 전, "3분 남았다. 우리 기도해야 하지 않나? 하나님!", "우리 일어나서 봐야 하지 않나?", "청심환 하나 먹어야 겠다"라는 등 탄핵 인용을 간절히 바라는 말이 유족들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러다 이정미 권한대행이 세월호 피해자 구제하지 않은 부분을 낭독하며 '직접 구제하지 않은 게 (잘 한 것은 아니지만) 파면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하자 유족들 사이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뭐라고 하는 거야"라며,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는 유족도 있었고,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괴로워하는 유족도 있었다.
헌재가 대통령 파면을 발표한 오전 11시 25분, 세월호 합동분향소 유족 대기실에 10여 명의 유족이 모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