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한 장희석씨에게 통발의 용도를 설명해주는 하양식(오른쪽)씨
오문수
금오도 비렁길 5코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안도대교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안도 소재지와 동고지 마을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서고지 마을이 나온다.
지인의 차를 얻어 타고 도착한 서고지 마을 항구에서는 어민들이 양식장을 손질하거나 출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고지항은 섬과 섬들이 파도를 막아주는 천혜의 항구로 가두리, 정치망, 고기잡이배 등 바다와 섬이 갖추어야 할 것을 두루 갖추고 있다.
출어 준비와 양식장 관리에 바쁜 사람들 사이로 솜과 발이 불편한 분이 다리를 절며 걸어갔지만 그 분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지나가는 할머니한테 하양식씨에 대한 인상착의를 설명해주자 "방금 지나간 사람이 바로 그분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노인당에 가서 차 한 잔하며 얘기합시다"라고 말하자 웃으며 선선히 응하는 하양식씨. 98세인 모친은 여수시내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장애 3급인 아들(38세)이 할머니를 간병하러 여수 시내로 나갔다.
착하고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하양식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5천원, 1만원을 기부하기도해서 병원비를 조달했다.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줍니까?"하고 묻자 "내가 대가를 헌깨 도와주지"라고 웃으며 대답하는 그가 인생에 달관한 사람처럼 보였다. 대화가 계속됐다.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으셨어요?""내 복이 그것밖에 안 되는 걸 어떻게 해요. 그냥 웃고 살지요. 나이가 들어 아내(66세)도 몸이 불편하지만 아직까지는 내 몸 움직여 먹고 살 수 있응깨"평지는 리어카와 손수레로, 산자락은 지게로 운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