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증류주 고운달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다는 게 이종기 명인의 설명이다.
유혜준
그는 '성공'의 가장 큰 장애물로 '제도'를 들었다. 즉 주세법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세법 개정으로 와인을 포함한 전통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마음 놓고 양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주세법은 와이너리나 양조장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하는 산업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세금원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술 산업은 농업과 같이 육성해야 하는 산업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문제죠. 산업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해서 큰일입니다."그가 사과증류주 문경바람을 출시하게 된 것은 사과를 소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문경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사과 산지다. 소비되지 않은 사과가 창고마다 가득 쌓여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는 문제제기는 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사과 재고량은 급격히 늘어 각 생산지역마다 사과 소비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과일을 대량 소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술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종기 명인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생식용 과일과 양조용 과일은 품종부터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생식용 과일로 술을 만드는 것은 장려할 일이 못 된단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양조용 과일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 것은 10년이 채 안 된다고.
"우리 조상들은 양조용이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술을 빚을 때 가장 귀하고 좋은 것으로 했어요. 제사 때 술을 빚어서 쓰는 게 우리의 전통이었는데, 일제강점기에 그런 것들이 사라졌지요. 100년 이상 양조 암흑기가 이어진 거죠. 해방 후에는 금주령 때문에 그렇게 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