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천성산을 개발한다고? 고산습지 보호해야..."

김해양산환경연합, 양산시의 '산림복지단지' 사업에 반대 밝혀

등록 2017.05.30 11:23수정 2017.05.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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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30일 오전 양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성산 개발 철회를 촉구했다. ⓒ 김해양산환경연합


경남 양산시가 천성산(해발 922m) 자락에 자연휴양림과 치유의숲 등이 조성되는 산림복지단지를 조성하려고 하자,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천성산 정상 부근이 오랫동안 군사보호구역이었기에 지뢰 제거가 우선이라 했다.

30일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산시는 천성산 개발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뢰부터 제거하고, 천성산 고산습지를 보호하라"고 했다.

양산시는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홍룡폭포 인근에 '천성산 산림복지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2018년 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양산시는 110억원을 들여, 자연휴양림과 치유의숲, 유아숲체험원, 숙식할 수 있는 숲속의집, 야외무대, 카라반, 힐링캠프 등 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천성산은 신라시대 원효 대사가 이곳에서 천 명의 제자들과 도를 닦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성산 정상은 군사기지로 사용되었고, 2003년 국방부가 레이더 기지를 철수했으며, 2006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되었다.

양산시는 그동안 천성산 개발 계획을 여러 차례 세웠다. 양산시는 2004년 '해맞이공원 조성'을 발표했다가 중단했고, '치유․생명단지 사업'을 추진했지만 선정되지 않았으며, 2014년 '도시숲-산림경관공원' 조성계획을 세웠다가 내원사의 반발 등으로 일부 사업만 진행했다. 이번에 양산시가 개발하겠다고 하는 곳은 천성산 정상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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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가 추진하는 '천성산 산림복지단지' 조성 예정지. ⓒ 김해양산환경연합


"개발보다는 산을 건강하게"

천성산에 대해, 환경단체는 "군사보호구역이 되다 보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는 습지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천성산을 개발하려 한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고 안타까운 일"이라 했다.


이들은 "천성산 정상부는 세계적으로 드문 고산습지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라며 "정상 아래 부분에 각종 시설이 들어선다면, 군부대 떠난 이후 자가 치유로 습지화가 진행 중인 정상부는 당연히 오염되어 육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이들은 "이곳은 자연녹지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생태자연도 1,2등급이 98% 이상 되는 곳으로 산림 자체가 보존가치가 높고, 경사도 40도 정도의 면적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체험숲을 하기에는 경사도가 가파르다"며 "무리한 절토나 성토가 예상되기에 산림복지지구 조성으로 적합한지 합리적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뢰 제거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군부대가 50년 가까이 주둔한 군사시설이 있던 곳"이라며 "더욱이 비가 오면 하천에서 발목지뢰가 가끔 떠내려 와 발견되기도 하는 곳이다. 국방부에서 수거 작업을 했으나 아직 정확하게 완전히 수거를 했다는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심지어 발목지뢰 2000여발 중 600여 발을 찾지 못했다는 기사도 있었고, 2016년 총선 당시 한 후보는 '천성산 지뢰제거 조속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직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이곳에 유아숲, 산림욕장 등 휴양과 치유의 시설을 개발하겠다 하니 그 발상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것은 DMZ에 유아숲, 산림욕장을 만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김해양산환경연합은 "양산시는 '산림복지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산림복지단지 조성을 하겠다고 하면서 세부계획에는 모노레일이나 산림레포츠 시설 등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천성산은 아무도 돌봐주지도 않았는데도 스스로 생채기를 치유하며 습지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훌륭한 습지산이다"며 "이곳은 개발보다는 원시림으로 잘 보존하여 고산습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골골이 물길이 빠지고 있는 이 산을 개발하기보다는 우선 물길을 막아서 육화가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아직도 대인지뢰나 발목지뢰가 다 철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산시는 개발보다는 산을 건강하게, 시민을 안전하게 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 했다.
#천성산 #양산시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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