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통법규 위반 벌점을 사고파는 걸 풍자하는 만화.
바이두
중국에는 사람도 많지만, 자동차도 많습니다. 자동차가 많으니,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도 많고요. 중국에서도 한국처럼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는 범칙금 납부 외에 벌점을 부과받고 벌점이 일정 점수가 넘으면 면허가 정지돼 운전할 수 없습니다.
중국 교통법규는 한국보다 엄격합니다. 중국 교통법규 위반 벌점 규정은 주차금지 2점, 차선위반 3점, 속도위반 3점, 신호위반 6점인데, 1년에 벌점 누적 점수가 12점이 초과하면 면허가 정지됩니다. 그러니까 1년에 신호위반 두 번하고 주차금지 한 번 하면 바로 운전면허가 정지됩니다.
중국 도로에는 한국보다 훨씬 많은 교통감시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는 500m마다 CCTV가 설치돼 있기도 합니다. 당연히 CCTV가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촬영해서 차량 소유자에게 범칙금납부 고지서를 발송하지요. 그런데 범칙금납부 고지서 내용이 한국과 다릅니다.
한국 범칙금납부 고지서에는 차량번호와 운전자를 찍은 사진이 인쇄돼 있는데, 중국 고지서에는 차량번호를 찍은 사진만 인쇄돼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범칙금 고지서를 받은 운전자가 이미 자신의 교통법규 위반 벌점이 11점일 경우, 이 운전자는 면허 정지를 피하기 위해 교통법규 위반 벌점을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팔 수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에는 교통법규 위반 벌점을 사는 장사꾼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벌점 1점에 300위안(한화 약 5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신호위반 벌점 6점을 받은 운전자는 면허 정지를 피하기 위해, 벌점 구매자에게 1800위안(한화 30만 원가량)을 주고 자신의 벌점 6점을 파는 겁니다. 서로 윈윈하는 거지요. 중국 사람은 필요하면 무엇이든 사고팝니다.
돈으로 '자식'을 삽니다중국에서 어떤 젊은이는 자신이 얼마 짜리라고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가격을 밝힐 때도 있습니다. 비싸게는 한국 돈 1억 원 (중국돈 60만 위안)에서, 싸게는 1000만 원 (중국돈 6만 위안)까지 매깁니다.
또 중국에서 어떤 부모는 주위 사람에게 자신의 자식을 소개하면서 '우리 아들은 얼마짜리'라면서 구체적인 액수까지 이야기합니다. 사람도 물건처럼 돈으로 값어치를 매기는 거지요. 왜 이러는 걸까요.
1980년 중국 정부는 부부가 결혼한 후 1명의 자식만 낳아야 한다는 가족계획(計劃生育) 정책을 시행합니다. 그후 2016년 중국 정부는 자식을 2명까지 낳아도 된다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지요. 그래서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사람은 결혼 후 1명의 자식만 낳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딸보다 아들을 좋아하는 중국사람 정서가 있다 보니, 첫째가 딸이면 아들을 낳기 위해 둘째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정부 가족계획 정책에 따르면 원칙적으로는 둘째 자식부터 출생신고를 허용하지 않지만, 모든 법에 예외조항이 있듯 벌금을 내면 출생신고를 허용합니다.
그러니까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한 부모는 첫째가 딸이라도 더 이상 자식을 낳지 못하지만, 돈이 많은 부모는 벌금을 내고서라도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 자식을 낳을 수 있는 겁니다.
가족계획법에서 허용하는 기준을 초과해 자식을 낳을 경우, 벌금은 지역과 당사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다릅니다. 적게는 6만 위안(한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60만 위안(한화 1억 원)까지 입니다. 그래서 벌금을 내고 둘째 자식을 출생 신고한 부모는 돈을 내고 자식을 산 것이라 생각해 '우리 자식은 얼마 짜리'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둘째 자식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부모가 돈을 주고 산, 1억 원 혹은 1000만 원짜리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당사자인 부모와 자식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 돈(벌금)을 내고 자식을 낳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깁니다. 중국사람은 세상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건 없다고 생각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생활합니다.
[About story] 한국에서 무역 일로 중국 사업가를 만나면서, 중국에서 장사 일로 중국 고객을 만나면서, 중국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일로 중국 선생님과 중국 대학생을 만나면서 알게 된 중국사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되도록이면 제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쓰려고 합니다. 나무만 보고 산을 못 보는 우를 범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에 관한 개략적인 이야기는 인터넷에 넘쳐 나므로 저는 저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글을 풀어가겠습니다. 이런저런 분야에서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의 피드백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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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사람이야기>,<중국인의 탈무드 증광현문>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 산동성 중부 도시 한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연구>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위방식의 근저에 있는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중국인과 대화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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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은 1억"이라는 중국사람들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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