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내항에서 바라본 금강 하류(2012)
조종안
조선총독부 통계연보(1938)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군산 앞바다 어장(고군산군도 근해, 금강)에서 잡히는 주요 어류는 조기, 복어, 상어, 민어, 홍어, 뱅어, 갈치, 게, 삼치, 대구, 청어, 새우, 숭어, 병치, 가오리 등 35종에 달하였다. 그중 뱅어는 일본인도 무척 좋아하는 어류였으며 금강 하류에서 많이 잡혔다.
베도라치 치어(실치)를 뱅어로 착각하는 이를 종종 본다. 뱅어가 한반도에서 거의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도라치는 농어목, 뱅어는 뱅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다. 뱅어는 몸길이 10cm 쯤으로, 가늘고 긴 몸에 꼬리 부분은 편평하다. 머리는 위로 편평하며, 몸통은 투명한 은빛으로 배에 작고 검은 점이 줄지어 있다. 산란기(봄)에는 강으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옛 문헌에도 뱅어가 맛좋은 어류로 소개된다. <세종실록지리지>의 '경기도 양천현 토산조'는 서쪽 굴포(堀浦)에는 몹시 추운 시기에 언제나 백어(뱅어)가 나는데, 그 맛이 제일이어서 먼저 상공(上供)한다고 하였다. 한편 뱅어는 왕기(王氣)가 서린 곳에서 나므로 한강과 백마강에서만 잡힌다고 하였다.
허균(許筠)의 <성소부부고>에도 실려 있다. 얼음이 얼 때 경강(京江)에서 나는 것이 매우 좋고 임한(林韓)과 임피(臨陂) 사이에서 정월과 2월에 잡은 것은 희고 국수처럼 가는데, 이를 먹으면 매우 좋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임피는 금강 하류(군산-나포 사이)를 가리킨다. 중종 10년에 완성된 <신증동국여지승람>도 뱅어를 군산(임피) 토산품으로 기록하였다.
1931년 어느 날 신문에 뱅어찌개 끓이는 법이 소개된 것으로 미루어 일제강점기에도 많은 사람이 뱅어 요리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문은 뱅어는 겨울에 얼음구멍에서 잡는 것은 굵은 것. 봄가을에 나는 것은 중간크기라며 뱅어와 파를 적당히 썰어 기름과 깨소금을 치고 주물렀다가 끓는 물에 넣고 달걀을 풀어 휘저어 끓인다고 설명한다.
한때 군산을 풍성하게 했던 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