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아미미술관에서 예술로 소통해보다

등록 2017.07.19 15:01수정 2017.07.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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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오랜 예술 표현 형식은 무엇일까. 회화 형태로 보면 한국뿐만이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호주 곳곳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와 암각화 일 것이다. 프랑스 남부 콩브다르크의 쇼베 동굴에는 수백 마리의 동물과 추상적인 기호로 이루어진 벽화가 남아 있는데 약 3만 년 전 작품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동굴 벽화 중 가장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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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미술관 당진 아미미술관 ⓒ 최홍대


당진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아미 미술관은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1일부터 가을 색채가 만연한 10월 31일까지 '현대미술 경향 읽기 展'을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매년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로 올해는 11명 작가의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 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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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미술관 입구 입구 ⓒ 최홍대


폐교가 된 초등학교를 매입하여 2011년에 개관한 아미 미술관은 미술문화의 활성화와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여 미술인뿐만 아니라 음악, 문화, 건축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문화 소외계층에 문화예술의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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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작품 ⓒ 최홍대


​초기에 예술가는 기술자에 가까웠지만 현대미술에서 예술가는 그 대상이 더 넓어지고 다양해졌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사회문제에 개입하면서 사실에 대면하는 리얼리즘이 확산되었는데 이는 사진작가들에게서 그 경향이 두드러졌다. 현대미술의 경향은 아름답거나 추한 어떤 것이라도 예술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이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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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작품사진 ⓒ 최홍대


​19세기에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마법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예술 작품의 한 형태로 인정받기까지 거의 100여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사진이 하나의 작품으로 독자적으로 벽면에 걸려 이렇게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사진과 회화의 차이점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사진은 현실에 대한 진술이지만 회화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살인 현장을 그린 그림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지만, 그것을 찍은 사진은 모든 이의 관심을 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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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광원 광원 ⓒ 최홍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햇빛보다는 인공조명에 많은 의지를 하게 된다. 작품을 다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인공조명은 고갱 이후부터 모양, 공간이 주는 착시 주의 혹은 반착시 주의를 막론하여 빛에 의존해 반사된 작품을 비롯하여 조명 그 자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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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술 추상미술 ⓒ 최홍대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로도 수많은 관점의 발견 가능성을 높여준다. 수 세기 전에 그림은 관찰자의 눈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 아래 그려졌다. 그러나 실제 시각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재구성되며 관찰자는 거리를 두고 걷거나 작품과의 거리에 따라 다른 느낌을 부여하며 특히 사진의 발명에 따라 사물과 그림 사이의 전통적인 창의 개념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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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소녀 소녀들 ⓒ 최홍대


​보이는 그림처럼 추상미술은 관찰을 통해 현실을 재현하지 않은 모든 작품에 적용이 된다. 재현은 실제를 충실히 표현하지만 추상은 인간 마음의 순수한 표현으로 미술 그 자체의 표현에 가깝다. 추상표현주의로 그려진 그림은 보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을 하게끔 만든다. 정신적이면서 내적인 소통을 하게 만들어주는 추상에 대해 러시아의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추상은 순수미술의 재발견이며 대상으로부터 해방된 더없이 행복한 느낌'이라고 기술하기도 했다.

​세 소녀의 자화상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무표정한 얼굴의 이 소녀들은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다른 의미로 재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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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틱 아트 아트 ⓒ 최홍대


​아미 미술관의 복도에는 키네틱 아트 같은 작품이 매달려 있다. 현대의 키네틱 아트는 기계적인 조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사회가 가진 변화와 역동성이 담겨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일정한 패턴이 엿보인다. 어떻게 보면 색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옵아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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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그리고 창 창 ⓒ 최홍대


여유가 많은 빈 공간에 있는 옛날 책상과 걸상과 창이 참 잘 어울린다. 감옥의 독방이라 할지라도 조그마한 창은 있다. 건물에는 창이 반드시 필요한데 조망, 채광, 통풍을 실현하기 위해서 창이 필요하지만 요소로 보면 개폐 여부, 투과성, 위치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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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창문 ⓒ 최홍대


​아미 미술관에 와 보니 창에 대하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다. 보통 기능적으로 창은 무엇을 통과시킬 것인가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심리적인 마음의 창은 어떤 누군가에게 통과 허가를 내줄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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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변화 변화 ⓒ 최홍대


마음의 창을 앞에 두고 다시 뒤에서 보면 그 창을 통해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음의 창을 만들면서 '누구를 통과시킬까'가 아니라 '누구를 통과시키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미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경향 읽기 전에서는 회화와 조각, 고급 미술과 대중문화 사이에 구분이 없어져 가는 최근의 예술경향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가 있다.
#당진여행 #아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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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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