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반려인 모두를 위한 필독서

[서평]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등록 2017.09.04 10:06수정 2017.09.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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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진즉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쁘띠와 깜지와 더불어 산 세월이 훨씬 더 행복하고, 아름답고, 즐거웠을 거라 확신합니다.

쁘띠와 깜지는 14년 가까운 세월을 우리집 식구들과 함께 산 시츄견입니다. 쁘띠와 깜지는 모녀 사이입니다. 쁘띠가 어미이고 깜지가 새끼입니다. 식구들 중, 개 때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도 없고, 모두가 좋아해 나름 잘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건 어디까지나 일방적으로 인간의 입장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식구들 모두가 지나치다싶을 만큼 좋아하다 보니 너무 쓰다듬고 지나치게 주무르는 스토킹 같은 사랑을 먼저 독박을 쓰듯 당한 쁘띠는 어미가 돼서도 대인기피증(?)을 보였습니다.

내 입에 맛있으면 개에게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 서로서로 몰래몰래 이것저것 먹이다보니 피부가 엉망이 되는 불상사도 발생했습니다. 식구들 모두가 맹목적으로 좋아하고, 무분별하게 예뻐할 줄만 알았지 어떻게 하는 게 개에게도 좋은 것인 줄 진정 몰랐습니다. 

1000만 반려인들을 위한 꿀팁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a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 지은이 이웅종 / 펴낸곳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4일 / 값 15,000원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 지은이 이웅종 / 펴낸곳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4일 / 값 15,000원 ⓒ ㈜쌤앤파커스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지은이 이웅종, 펴낸곳 ㈜쌤앤파커스)는 동물 련 TV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별별 개들이 갖고 있는 어떤 문제도 척척, 시원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종웅 소장이 반려견 400만 마리와 1000만 반려인들에게 제공하는 꿀팁 같은 책입니다. 

많은 갈등과 문제는 오해와 불통에서 시작됩니다. 이와 반대로 갈등해소와 문제해결은 이해와 소통에서 비롯됩니다. 반려견을 키우며,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어깃장을 놔 야단을 치고, 저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엉뚱한 짓을 해 혼내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한껏 잘해주지만 잘 따라주지 않아 야속하고, 문제를 일으키거나 말썽을 부려 마음이 상하는 일도 있을 겁니다. 하기야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들끼리도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갈등하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데, 하물며 언어가 통할 리 없는 인간이 개를 이해하고, 개와 인간이 소통까지 원활할리는 없을 겁니다.

모든 문제의 본질은 개를 개 입장에서 이해하지 않고, 적당히 잘해주며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고 행동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었으니 이거야말로 갑질을 넘어서는 독재적 군림이 아니었을까 반성됩니다.


"개 훈련법은 없다."
내가 이 말을 할 때마다 사람들은 당혹스러워한다. 개 훈련사가 개 훈련법이 없다고 말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제껏 사기를 친 것인가? 다행스럽게 사기를 친 것은 아니다. '주어'가 빠졌을 뿐이다.
"모든 개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개 훈련법은 없다." -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106쪽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를 위한 필독서

우리가 수력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얻으려면 발전시설이 필요합니다. 전기를 이용해 자동차바퀴를 돌아가게 하려면 전기에너지를 구동에너지로 전환해 줄 엔진이 필요합니다.

수력을 전기로, 전기를 구동력으로 전환해주는 발전시설이나 엔진을 성공적으로 잘 만들어 활용하려면 수력을 전기로, 전기를 구동력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개가 느끼는 행복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으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을 개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즐거움으로 공유하거나 전환하려면 개와 인간이 공유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나 기반 지식이 사전에 필요합니다. 

책에서는 개에 대한 특성, 특성을 이용한 소통방법이나 훈련법, 문제 진단이나 해결방법 까지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 그동안 문제로만 알았던 문제들이 결국은 개와 인간을 착각하거나 혼돈한 무지로부터 비롯됐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개를 키우고 있거나 개를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정도는 꼭 읽는 것이야말로 반련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성의이자 양식, 반려견들과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사전지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반려견과 반려인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출발, 개를 개로 볼 수 있는 안목과 반려인이 사람으로 행동할 수 있는 양식을 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챙길 수 있는 반려인 필독서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 지은이 이웅종 / 펴낸곳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4일 / 값 15,000원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 나의 개를 더 알고, 제대로 사랑하기 위한 개념 인문학

이웅종 지음,
쌤앤파커스, 2017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이웅종 #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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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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