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낭만 닥터 김사부> 한 장면. 에이즈 환자의 수술을 부탁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SBS 화면 캡처.
SBS
책은 의사가 사형집행 현장에도 입회하고 수감시설에도 인권이 방치된 수감자들을 목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의료진은 사형집행을 앞둔 사형수, 폭력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는 정신질환자나 에이즈 환자 등 그게 어떤 환자든지 인권이란 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책이 말하는 인권에 근거한 의료윤리의 공통원칙은 의료의 핵심 목적인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위해를 방지'하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배려 깊은 진료를 제공할 의무 ▲사전 동의 ▲비밀 준수를 말합니다. 환자의 인권이란 면에서 아직 우리 의료계는 초보적인 단계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책은 강조합니다.
교통사고나 화재 등 재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이들이 바로 의료인입니다. 책은 재난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지만 "의료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이해하여 직무 효능감을 높이는 것은 피해자의 회복시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효과적인 교육시스템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책은 정신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서도 주목합니다. 정신 장애인은 다른 환자보다 그 특성으로 인해 인권침해의 소지가 높습니다. 정신 장애인 인권을 위한 국제(국내)선언을 의사는 준수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치료 과정에서도 지지, 구조, 참여의 원칙을 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에이즈 감염자에 대해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과 차별 때문에 일부 남성 동성애자 감염인이 자신의 성적 지향과 동성간 성접촉 사실을 숨겼을 개연성"을 탐지하고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와 '성적 지향'의 무관계성에 주목하도록 말합니다. 즉 성적 지향 때문에 환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현실에 의사는 주목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의료인은 사회적 냉대에 지친 에이즈 감염인이 의존하는 최후의 피난처다. 의료현장에서의 에이즈 감염인 차별이 뼈저린 이유다. 75%가 넘는 에이즈 감염인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의료인에게 밝히는 것을 꺼리고 있다. 25% 내외의 감염인이 에이즈를 이유로 수술 등 진료 순서가 뒤로 밀리거나 차트 등에 별도의 표식이 부착되는 등 차별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161쪽)이 책은 의료계 전반에 대한 인권 교과서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환자와 인권이란 면에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 책이 시발점이 되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독재를 도운 의료진이나 인권을 무시한 의사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규정들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의료, 인권을 만나다 - 보건 의료인을 위한 인권 교육서
이화영 외 지음, 인권의학연구소 엮음,
건강미디어협동조합,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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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이라 믿는 하루가 또 찾아왔습니다.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엮으며 짓는 삶을 그분과 함께 꿈꿉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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