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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책'도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얼마 전 현대백화점이 임산부 2시간 단축 근무제를 시행하고, 택시비 1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원래는 임신 12주 이전, 36주 이상 임산부에게만 적용되는 단축 근무제를 전 기간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가 세운 정책보다 더 너르게 적용하려는 기업의 배려는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한다. '겨우 2시간 가지고'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임신해서 직장에 다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2시간으로 삶의 질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임산부나 워킹맘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는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이것이 사회적인 배려로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현재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아빠 육아휴직 등의 정책이 존재한다. 이 정책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아빠 육아휴직제도만 하더라도 그렇다. 이 제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 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육아휴직이 곧바로 퇴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정부의 정책이 사회적인 배려로 확대되지 못하는 경우다. 정부의 정책은 '최소한 이 정도는 지켜야 한다'라는 법(法) 제적인 의미이지만, 사회적인 배려는 문화다. 문화는 보편적 인식이다. 누구라도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있어 배려받아야 한다는 정정당당한 권리를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아이 낳고 살기에 편한 나라'가 아니다. 양육수당, 육아지원금, 누리과정 등 정부는 각종 보육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기업의 문화 아래 여성은 차별받고 가족의 문화 안에선 희생을 요구당한다. 그런 면에서 민간 기업인 현대백화점이 앞장 서서 임산부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