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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 머리고기에 비빔국수를 감아먹으면 나도 모르게 탄성이 신음처럼 터져 나온다.
ⓒ 조찬현
국수가 맛있는 집이다. 이곳은 전북 임실 강진면에서 국수 가격이 가장 착하고 푸짐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3000원 물국수나 4000원하는 비빔국수를 주문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접시에 맛깔난 반찬까지 한상 푸짐하게 차려낸다.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은 맛있는 국수 맛에 놀라고, 그 넉넉한 인심에 또 한 번 놀란다. 맛과 양에서 세상 어디 내놓아도 좋을 그런 곳이다. 이른바 가성비 끝판왕이다. 전북 임실 강진면의 할매집이다.
▲ 할머니가 국수를 삶고 있다. ⓒ 조찬현
물 국수 자랑을 부탁하자 자랑할 것 없다던 할머니가 국수 맛있게 끓이는 방법에 대해 알려줬다.
"자랑할 것도 없고 육수물만 끓여서 삶으면 되제. 멸치에다가 마늘 넣고 파는 뿌리랑 줄기 좀 넣고 양파 대파 있제, 뿌리 좀 넣고 무 넣고... 처음 끓일 때 싹 넣고 고렇게 적당히 그냥 끓여"
국수에 사용하는 기본 육수는 얼마동안 끓이면 될까 궁금했는데 그냥 놀짱(노릇)하게 우려내면 된다고 했다.
"놀짱하게 우러나면 돼, 해가면서 그렇게 하면 되겄다 생각을 해야제, 간은 우리는 조선간장을 쳐, 그렇게 하면 되야~"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푸짐한 상차림
▲ 임실 할매국수집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국수가게 옆은 재래시장인 임실 강진장이다. 그 근처에는 임실 시외버스정류장과 합동택시부가 있다. 할매국수집은 합동택시 기사가 추천한 맛집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겠지만 할매국수집이 잘해요."
할머니는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왔으니 맛있게 먹으라며 국수를 가져다준다. 상차림이 걸다. 눈이 다 휘둥그레질 정도로 푸짐하다. 이렇게 내주고도 단돈 3000원이라는 게 쉬 믿기지 않아 주문이 잘못 되었나 재차 확인했다.
국수 한 그릇에 상추겉절이와 열무김치 배추묵은지 고들빼기김치 가지나물까지 선보였다. 거기에 돼지머리 수육이 덤으로 나오다니 이곳 인심이 놀랍다. 김운암 할머니(80)는 이곳에서 10년째 국수를 삶고 있다.
"물국수는 간장치고 참기름 쳐서 들어요."
▲ 할매국수집의 맛깔난 반찬들이 입맛을 거든다. ⓒ 조찬현
▲ 물국수 맛도 일품이다. 또한 착해서 좋다. ⓒ 조찬현
물 국수 맛이 깔끔하다. 양은그릇 가득하게 담아낸다.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어 때깔도 곱다. 곰삭은 배추김치와 쌉싸름한 고들빼기 반찬이 물국수와 참 잘 어울린다.
저마다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의 왁자한 소리에 국수 맛은 더해진다. 쫄깃하게 잘 삶아낸 머리고기에 막걸리 한잔이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머리고기는 상추겉절이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이곳 국수는 보드랍고 맛깔 진데다 목넘김이 좋다. 매콤한 맛의 비빔국수는 머리고기와 잘 어울린다. 돼지 머리고기에 비빔국수를 감아먹으면 나도 모르게 탄성이 신음처럼 터져 나온다. 어느 날 문득, 뭔가 특별한 국수가 먹고 싶어지면 다시 이곳을 찾을 거 같다.
▲ 임실 할매국수집의 착한 메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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